無보기에 이글 1개·버디 6개
"우드보다 짧은 드라이버로 정확성 높아져" 전문가 평가
'나이키맨' 데이는 공동 12위
김시우, 적중률 50%로 최하위
[ 최진석 기자 ]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카팔루아 리조트의 플랜테이션 골프코스(파73·7452야드)에서 6일(한국시간) 개막한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새해 첫 대회 SBS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총상금 610만달러). 남자골프 세계 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가 빨간 바지와 모자를 착용하고 출전했다. 그동안 튀지 않는 무난한 색상을 주로 입던 데이에겐 파격적인 의상이었다. 그가 최근 스포츠용품 브랜드 나이키와 의류 계약을 맺은 뒤 출전한 첫 대회였기 때문이다. 데이는 갤러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지만 성적은 그렇지 않았다. 이날 단독 선두는 지미 워커(미국)가 차지했다. 그는 기존보다 샤프트 길이가 4인치 짧은 드라이버를 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워커는 이날 8언더파 65타를 적어내며 새해 마수걸이 우승에 청신호를 켰다.
샤프트 절단 ‘극약처방’ 통했나
워커는 이날 보기 없이 이글 1개와 버디 6개를 잡아내는 무결점 경기를 했다. 4번홀(파4)에서 버디를 낚은 워커는 5번홀(피5)에서 10m 넘는 장거리 퍼팅을 성공시키며 이글을 잡았다. 그는 6번홀(파4)에서도 버디를 잡으며 3개홀에서 4타를 줄이는 집중력을 보여줬다.
이날 워커가 들고 나온 타이틀리스트 917D2 드라이버 길이는 42.5인치였다. 프로 골퍼들이 사용하는 드라이버 길이는 44~46인치다. 44.5인치와 45.5인치짜리가 가장 흔하다. 대다수 선수가 쓰는 3번 우드 길이도 43인치다. 장활영 프로(SBS골프 해설위원)는 “샤프트 길이가 짧으면 비거리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그럼에도 워커가 샤프트 길이를 4인치 줄인 이유는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커는 PGA투어에서 드라이버 정확도가 낮은 편이다. 지난 시즌 드라이버 페어웨이 안착률은 꼴찌에서 세 번째인 183위였다. 워커는 이날 페어웨이를 4개만 놓쳤고, 73.33%의 안착률을 기록했다. 플랜테이션 골프코스의 페어웨이가 넓어 정확성이 향상됐다고 단정할 순 없지만 긍정적인 효과를 본 것은 맞다.
데이와 왓슨 “새 옷, 새 공 기운 못 받네”
나이키 옷으로 갈아입은 데이와 한국산 골프공 볼빅을 들고 나온 버바 왓슨은 새 상품 기운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 데이는 18번홀(파5)에서 세컨드 샷을 그린 오른쪽 러프로 보낸 뒤 어프로치 샷도 난조를 보였다. 그는 12m짜리 퍼팅을 실패했고, 결국 스리퍼트를 해 보기로 홀아웃했다. 데이는 이날 3언더파 70타로 공동 12위에 머물렀다. 플랜테이션 코스는 PGA투어 대회 중 가장 쉬운 코스로 꼽힌다. 지난해 조던 스피스(미국)는 이 대회에서 30언더파로 우승을 차지했다. 코스 최저타 기록은 어니 엘스(남아공)가 2003년 기록한 31언더파 261타다.
하얀색 볼빅 공으로 첫 실전 대회를 한 왓슨도 만족스럽지 못한 스코어카드를 들었다. 왓슨은 버디 3개와 보기 2개를 묶어 1언더파 72타를 기록, 공동 22위에 올랐다. 그의 드라이브샷 평균 거리는 290.5야드였다. 그린 적중률 77.78%로 샷은 나쁘지 않았지만 퍼팅에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윈덤챔피언십 챔피언 자격으로 우승자 32명이 겨루는 이 대회에 첫 출전한 김시우(22·CJ대한통운)는 최하위로 출발했다. 그는 버디 3개를 잡았지만 보기 5개를 범해 2오버파를 쳤다. 그는 이날 드라이브샷 거리가 255.5야드에 불과했고, 드라이버 정확도도 53.3%로 떨어졌다. 그린 적중률 역시 50%에 머물렀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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