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제약업체 머크나 자동차부품업체 보쉬, 명품세탁기업체 밀레는 모두 가족기업입니다. 독일 히든챔피언(글로벌 강소기업)의 대부분도 가족기업이고요. 가족기업이 이같이 중요한데 한국은 아직도 가족기업의 대를 이은 승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습니다.”
조병선 숭실대 중소기업대학원 교수(63·사진)가 사단법인 한국가족기업연구원을 설립한 이유중 하나가 이런 시각을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장 출신으로 쾰른대 법학박사인 조 원장은 2015년 3월 독일의 가족기업들이 글로벌 챔피언으로 도약하는 것을 보고 한국가족기업연구원을 출범시켰다. 경제발전을 위해서는 한국에서도 전통있는 명문장수기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였다.
조 원장은 “가족기업은 가치관 공유를 통해 결속력을 다질 수 있고 단기성과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영할 수 있는 등 장점이 무척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업승계가 원활하지 못하면 가족간 분쟁이 생길 수 있고 자칫 ‘족벌주의’로 흐를 위험도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은 경영권과 소유권의 원활한 승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 원장은 “얼마전 한 기업인이 후계자 선정없이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네명의 자녀들이 극심한 분쟁에 휘말린 적이 있다”며 “자칫 기업이 풍비박산날 위기에 봉착했다”고말했다. 그는 “두달동안 개개인의 입장을 듣고 적합한 승계방안을 제시해 이를 해결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부분의 경영자가 소유권 문제가 해결되면 승계에 별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론 그렇지 않다”며 “후계자를 누구로 할지, 배제된 사람에겐 어떤 대안을 마련해줄지, 후계자에 대해선 미리 어떤 교육을 시킬지 등 사업승계엔 수많은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원장은 “지난 2년 동안 다양한 후계자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했고 이를 바탕으로 가족기업의 사업승계를 종합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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