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병훈 기자 ] 서울 강남구 서초구 등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다른 지역보다 책을 더 많이 읽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지역의 선호 분야는 경제·경영서였다.
지난해 예스24에서 책을 주문한 사람들을 서울 시내 기초자치단체별(배송지 기준)로 살펴본 결과 중구가 구민 1인당 구매 권수 1.8권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강남구(1.7권), 서초구(1.4권), 영등포구·종로구(1.2권), 마포구(1.1권), 용산구(1권) 등이었다.
사무실이 밀집한 지역 또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지역에서 책을 많이 샀다. 책 구매 권수가 많은 지자체는 모두 재정자립도가 상위권이다. 서울 시내 기초지자체의 재정자립도 순위는 강남구 1위, 중구 2위, 서초구 3위, 종로구 4위, 용산구 6위, 영등포구 7위, 마포구 8위 등이다. 재정자립도는 해당 지역이 경제적으로 얼마나 여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많이 쓰인다.
구민 1명당 구매 권수가 가장 적은 지역은 중랑구(0.4권)였다. 은평구·도봉구·강북구 0.5권, 강서구·관악구·강동구 0.6권 등이었다. 강북구의 재정자립도는 24위이고, 은평구 23위, 도봉구 22위, 중랑구 21위, 관악구 19위, 강서구 18위, 강동구 10위 등이다.
많이 구매한 분야도 뚜렷하게 구분된다. 중구 강남구 등 구매 권수 상위 7곳 중에서는 영등포구를 제외하고 모두 경제·경영서를 가장 많이 샀다. 구매 권수 하위권 지역 7곳에선 모두 만화·라이트노벨(장르소설의 한 종류)의 인기가 높았다.
독자의 소득 수준과 독서량이 비례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는 “잘사는 지역엔 기업 관리자가 많아서 경제·경영서를 많이 읽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렇지 않은 지역에선 현실을 잊기 위한 엔터테인먼트 위주의 독서를 한다”고 설명했다. 백 대표는 “보다 적극적인 독서 진흥 정책으로 소득 수준에 따른 독서의 양극화를 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