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값은 20원 오른 9900원
[ 하헌형 기자 ] 대한항공이 4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이 회사 주식과 채권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대한항공 주가는 지난 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600원(2.19%) 내린 2만6800원에 마감했다. 전날 대한항공은 “지난 4년간 계열사인 한진해운에 9000억원 가까운 돈을 지원하면서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오는 3월 4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이 현 주가를 기준으로 산출한 신주 발행 예정가(2만450원)대로 증자를 하면 주당순자산(BPS)과 주당순이익(EPS)은 지금보다 각각 8%, 23% 정도 낮아진다”며 “주가가 내려가면 신주 발행가도 낮아지고 이에 따라 주가가 더 빠지는 악순환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날 삼성증권은 대한항공 목표주가를 기존 2만9000원에서 2만2000원으로, 메리츠종금증권은 3만5000원에서 2만3000원으로 낮췄다.
반면 채권 가격은 상승(채권 금리 하락)했다. 이날 대한항공59(액면가 1만원·만기 2018년 8월)는 20원 오른 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대한항공의 1조5600억원어치 미상환 원화 회사채 중 대한항공59를 포함한 8700억원어치에는 ‘부채비율이 1000%가 넘으면 즉시 변제해야 한다’는 조건이 달려 있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작년 말 1050%대를 찍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별도 부채비율이 이번 증자로 800%대까지 내려갈 전망”이라고 했다. 그러나 14조원이 넘는 순차입금(총차입금-현금성 자산)과 낮은 신용도(BBB0)에 따른 자금 조달난 등을 고려하면 부채비율은 언제든 다시 1000%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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