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국채 발행 없던 일로
[ 임근호 기자 ] 영국과 중국은 1년여 전까지만 해도 양국 관계를 ‘황금시대’라 부르며 밀월을 과시했지만 작년 7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집권 이후 관계가 빠르게 식고 있다. 이와 함께 여러 협력 사업도 중단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정부 관계자는 FT에 “런던에서 추가로 위안화 표시 채권을 발행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에 해외에서 위안화 국채를 발행한다면 홍콩 등 다른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을 서구권 최대 위안화 역외센터로 키우려고 한 조지 오즈번 전 영국 재무장관의 꿈이 좌초 위기를 맞은 것이다. 중국 재정부는 지난해 6월 런던에서 30억위안(약 5200억원)어치의 국채를 발행했다. 중국 정부가 홍콩을 제외한 해외에서 위안화 국채를 발행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FT는 “런던증시와 상하이증시를 연결하는 일도 진행이 멈췄다”고 전했다. 양국 증시 교차거래는 2015년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영국을 방문했을 때 데이비드 캐머런 당시 영국 총리와 약속한 협력 사업 중 하나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중국 경제성장 둔화도 영향을 줬지만 가장 큰 원인은 중국과 거리를 두려는 메이 총리의 집권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다른 중국 정부 관계자는 “메이 정부에서는 캐머런·오즈번 팀과 같은 열의를 느낄 수 없다”고 말했다. 캐머런 정부는 경제적 이득을 얻기 위해 중국에 지나치게 유화적이라는 비판을 들은 반면 메이 총리는 안보를 앞세워 중국 자본의 영국 내 투자에 제동을 걸고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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