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반영비율 낮은
교직원·학생들 '반발'
[ 박상용 기자 ] 최순실 씨 딸 정유라 씨(21) 특혜 의혹으로 시끄러운 이화여대가 신임 총장 선출 방식을 둘러싸고 학내 갈등을 겪고 있다.
9일 이화여대에 따르면 교수 대의기구인 교수평의회(교평)는 지난 6일 서울 대현동 본교에서 전체교수총회를 열고 법인 이사회에 제출할 새 총장 선출 방식에 대한 권고안을 마련했다. 교수와 교직원, 학생이 직접 투표해 새 총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임동훈 교평 부의장(국어국문학과 교수)은 “입후보자의 논문부터 공약까지 학내 구성원이 여러 차례 검증해야 하는데 총장 선출 기한인 2월까지 시간이 촉박하다”며 “후보자 검증을 제대로 할 수 있는 보완 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사회는 교평의 권고안을 토대로 총장 후보자 선출 방식을 확정하겠다고 해 왔다. 지난해 10월 평생교육단과대학 설립에 대한 학내 반발과 정씨 특혜 입학 논란으로 최경희 전 총장이 불명예 사퇴한 데 따른 여론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지만 교직원과 학생들은 자신들의 투표 반영 비율이 너무 적다며 교평의 권고안에 반발하고 있다. 교평의 권고안을 보면 교수와 교직원, 학생의 투표 반영 비율은 100 대 10 대 5다. 교수·교직원·학생이 100명씩 투표했을 때 교수 100표, 교직원 10표, 학생 5표로 인정하는 방식이다.
이화여대 노동조합은 태스크포스를 꾸려 투표 반영 비율 조정을 이사회에 건의하는 등 대응에 나설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총장 직선제에 동의하지만 교평이 제안하는 투표 반영 비율에 동의한 적은 한 번도 없다”며 “총회 전 반대 의견서를 냈는데도 교평이 교직원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아 유감”이라고 말했다.
총학생회도 각 단과대학 대표들과 중앙위원회를 열고 대응 방안 논의에 들어갔다. 이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지난달 총학생회는 교수와 교직원, 학생의 투표 반영 비율을 1 대 1 대 1로 결정해 이사회에 총장 직선제 권고안을 낼 것을 건의했다”면서 “교평은 학생 참여를 ‘상징적’으로만 반영했다”고 규탄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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