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구인난 해결사'는 로봇

입력 2017-01-09 18:11   수정 2017-01-10 16:38

힘들고 어려운 주물작업
로봇 들여와 연중무휴 일해

로봇 생산성은↑ 경비는↓
로봇산업진흥원 지원사업
中企 참여 경쟁률 높아져

로봇 투입 작업 3D 업무서
제과제빵·용기 제조 등 확대



[ 오경묵 기자 ]
9일 대구 북구 노원동 3공단 내 대철 제2공장. 6축 다관절로봇이 용광로에서 용해된 740도 고온의 알루미늄 용액을 바가지로 퍼 주조틀에 부어주는 역할을 쉴 새 없이 하고 있었다. 중력주조용 용탕 주입은 힘들고 위험해 인력을 구하기 어려운 작업공정이다. 하지만 로봇 도입으로 문제를 해결했다. 김대영 주조부장은 “로봇 도입으로 근로자와 회사는 산업재해의 위험에서 벗어났고 제품의 품질 수준도 높아졌다”고 소개했다. 한여름에는 작업이 불가능하지만 로봇은 연중 무휴로 작업해 생산성도 크게 향상됐다. 외국인 근로자에게 의존하던 것을 2015년 로봇을 추가로 투입해 해결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그동안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지던 로봇 도입이 중소 제조업체들로 크게 확산되고 있다고 9일 발표했다. 11개 중소 제조기업을 선정해 지원하는 로봇 활용 중소제조 공정혁신사업에 2015년 40개, 지난해엔 80개로 매년 참여 기업 수가 늘고 있다. 박기한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은 “2015년부터 자부담 비율이 50%까지 높아졌는데도 참여 기업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중소기업에도 생산공정 자동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로봇연맹 조사에 따르면 한국은 2015년 연간 로봇 공급량이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로봇시장이다. 제조업 종사자 1만명당 로봇 도입을 나타내는 로봇밀도가 513대로 세계 1위다.

로봇 활용은 자동차 기계 용접 프레스 등 3D 분야가 주를 이루지만 제과제빵, 화장품 용기 제조, 주방용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용되고 있다.

편의점과 군부대 등에 빵을 납품하는 경기 고양시 덕양구 디엠비베이커리는 델타로봇이라는 소스토핑 로봇을 활용해 구인난 해결은 물론 품질 향상, 생산성 증대 등의 효과를 누리고 있다. 컨베이어벨트를 통해 팔레트에 빵이 공급되면 여러 개의 소스를 올리는 작업을 로봇 한 대가 대신 처리한다. 그동안 4명의 근로자가 맡았던 작업으로 로봇 도입 후 연간 1억원 이상의 경비 절감 효과를 보고 있다. 김정일 관리부장은 “방진·방균 복장을 하고 일하는 업무로 근로자를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려웠다”며 “로봇 도입 후 생산성이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로봇 보급사업을 통해 매년 10~20개 기업에 로봇을 보급했다. 2015년부터는 자부담 50%를 조건으로 최고 3억원까지 11개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류지호 로봇성장사업단장은 “기업의 공정혁신 사업을 통해 생산성 향상뿐 아니라 로봇제조 및 시스템 통합 업체에 대한 지원 효과도 가져왔다”며 “로봇을 활용한 공정혁신 사업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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