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슈라이어 등 BMW·아우디 출신들이 주도
부주의 경보·차선이탈방지 등 최첨단 시스템 탑재
구글 웨이모 "좋은차 아닌 좋은 운전자 개발이 목표"
[ 강현우 기자 ]
기아자동차가 고성능차 시장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공략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해 개발한 스포츠 세단 스팅어(프로젝트명 CK)가 공개됐다.
기아차는 8일(현지시간) 미국 디트로이트 러셀인더스트리얼센터에서 ‘2017 북미 국제 오토쇼’(디트로이트모터쇼) 사전 공개 행사를 열고 고성능 세단 스팅어를 공개했다. 기아차는 스팅어를 올해 상반기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스팅어 이후에도 고급형 모델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유럽파 출신 역량 집중
스팅어는 기아차가 ‘본질에 충실한 차’를 목표로 디자인 역량과 연구개발(R&D) 기술력을 집약한 후륜구동 5인승 세단이다. 피터 스파라그 기아차 미국판매법인 부사장은 “BMW 4시리즈나 아우디 A5 등과 경쟁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고 말했다. 고성능차 시장의 강자 BMW, 아우디 등의 본고장인 유럽 출신 고급 인력들이 프로젝트를 주도했다.
스팅어 디자인은 아우디 디자인을 총괄했던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담당 사장과 그레고리 기욤 기아차 유럽디자인센터장이 주도했다. 기아차의 다른 전륜구동 세단보다 높이가 낮고 앞뒤 바퀴 간 거리(휠베이스)가 길어 스포티한 느낌을 준다. 기아차는 “항공기 디자인을 모티브로 삼아 역동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스팅어의 길이는 4830㎜, 폭 1870㎜, 높이 1400㎜, 휠베이스 2905㎜다. 기아차의 준대형 세단 K7(길이 4970㎜, 높이 1470㎜, 휠베이스 2855㎜)과 비교하면 높이가 낮고 휠베이스는 길다.
스팅어 전면부는 중심부에 기아차의 상징인 호랑이코 그릴이 크게 자리잡고 있다. 양쪽으로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램프를 달아 균형감을 더했다. 전면 범퍼 중앙과 가장자리에 대형 공기 흡입구(인테이크 홀)를 설치해 고성능차의 성격을 강조했다.
스팅어의 주행성능은 BMW의 고성능차 개발 분야에서만 30년 이상 경력을 쌓은 앨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남양기술연구소 시험·고성능차담당 부사장이 담당했다. 극한의 코스로 불리는 독일 뉘르부르크링 서킷에서 테스트를 반복하면서 주행성능을 담금질했다.
◆첨단 안전 기술 장착
이번 행사에서 스팅어는 △2.0 4기통 터보 직분사(GDi) △3.3L 6기통 트윈 터보 GDi 등 두 종류의 가솔린 엔진 라인업을 공개했다. 3.3 터보 모델은 정지상태에서 5.1초 만에 시속 100㎞에 도달한다. 기아차 중 가속력이 가장 뛰어나다.
스팅어는 기아차의 지능형 안전 기술 브랜드인 드라이브 와이즈도 장착했다. 운전자의 다양한 정보를 인식해 집중력이 떨어지면 경고 신호를 보내는 부주의 운전 경보시스템(DAA), 차량이 차선을 벗어나면 자동으로 운전대를 돌려 원위치로 복귀시키는 차선이탈방지시스템(LKAS) 등의 첨단 안전 기술을 갖췄다.
구글은 이달 말부터 미국 캘리포니아와 애리조나 실도로에서 무인차 시범 운행을 시작한다. 구글의 무인차 기술은 8000㎞를 달리는 동안 운전자가 한 번밖에 개입하지 않는 수준으로, 세계 완성차 업체 및 정보기술(IT) 업체 가운데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구글의 자율주행회사 웨이모의 존 크라프칙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기조연설자로 나와 “웨이모의 목표는 좋은 차가 아니라 좋은 운전자를 개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웨이모는 구글 사업부였다가 지난해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의 자회사로 분사했다.
크라프칙 CEO는 “무인차는 교통사고 사망자를 줄이고 이동이 어려운 사람에게 이동의 자유를 줄 수 있다”며 “무인차가 상용화되면 출퇴근도 편해지고 차가 주차장에 서 있는 시간도 줄어들기 때문에 개인적으로나 사회 전체적으로 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라프칙 CEO는 이날 퍼시피카 자율주행차를 처음으로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양산형 차량에 기반한 세계 최초 무인차”라고 소개했다.
디트로이트=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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