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관리로 서비스 품질 향상
배민프레시·푸드플라이 등 제품 직접 생산
여기어때 호텔프랜차이즈 사업 순항
[ 박희진 기자 ] #1.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신선식품 배송 서비스 '배민프레시'의 인기 품목은 반찬과 김치다. 1인가구, 맞벌이 부부 등이 증가하면서 간편하게 소량의 반찬과 김치를 배달시켜 먹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 제품의 공통점은 우아한형제들이 외부 업체가 아닌 자회사를 통해 선보이거나 직접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는 점이다.
#2. 지난해 12월31일 저녁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있는 중소형호텔(모텔) 'HOTEL여기어때' 잠실점 앞엔 50여명이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전체 객실의 절반 정도인 예약 물량은 이미 만실(滿室) 상태로, 방문자를 위해 남겨둔 객실을 얻기 위한 연인들이었다. 숙박 예약 앱(응용프로그램) '여기어때'가 운영하고 있는 이 호텔은 성수기에도 바가지가 없는 '요금 정가제'를 도입해 인기를 끌고 있다.
업계와 소비자를 연결해온 온·오프라인 연계(O2O) 서비스 업체들이 잇따라 직접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중개 업무로 쌓은 노하우와 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수익 모델을 다각화하고 서비스 품질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식음료·외식, 숙박 업계 직접 진출
배민프레시는 지난해 9월 자체상표(PB) 김치 제품인 '김치의완성'을 출시했다. 우아한형제들이 김치 전문가들을 영입해 1년여동안 연구·개발해 완성한 제품이다. 김치의완성 출시후 3개월 동안 배민프레시의 김치 매출은 이전 대비 20배 넘게 증가했다.
김치의완성엔 배민프레시의 제조·포장·물류 노하우가 총동원됐다. 모든 제품은 냉장 포장돼 주문 당일 밤부터 다음날 아침 7시 사이에 특수 냉장 차량을 통해 배송된다. 받는 즉시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저온 숙성시키며, 신선함이 오래 유지되는 특수 포장 용기를 사용한다.
배민프레시가 중개가 아닌 직접 사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2015년 11월 반찬 배송 업체 '더푸드'를 인수한 배민프레시는 현재 반찬 카테고리 내 제품의 제조와 포장, 배송 등을 직접 총괄하고 있다. 지난해 1월엔 도시락 업체 '옹가솜씨'를, 3엔월 쥬스 업체 '츄링'을 인수하기도 했다.
음식 배달 대행 서비스 '푸드플라이'가 지난해 7월 선보인 자체 브랜드 '셰플리'는 이미 앱의 대표 메뉴로 자리매김했다. 유명 셰프들과 만든 셰플리는 현재 기존 입점 식당들을 제치고 푸드플라이 내 월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출시 이후 매출 성장률은 300%가 넘는다.
푸드플라이 관계자는 "셰플리는 공장에서 찍어낸 듯한 배달 음식이 아닌 유명 셰프들의 개성있는 메뉴를 저렴하게 제공한 게 인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어때를 운영하고 있는 위드이노베이션은 지난해 하반기 호텔프랜차이즈 사업을 통해 숙박 시장에 직접 진출했다. 10월 HOTEL여기어때 1호점을 서울 방이동에 선보인 데 이어 11월에 광주 충장로에 2호점을 냈다. 이달 중엔 천안 3호점 개장을 앞두고 있다. 위드이노베이션은 3년내 HOTEL여기어때 가맹점 200개를 연다는 계획이다.
◆수익 모델 늘고 품질 높이고
최근 O2O 서비스 업체들의 직접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수익 모델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O2O 업체들은 주로 가맹점의 거래 수수료나 광고비 등을 통해 돈을 벌고 있지만, 이들 수익원만으로는 몸집을 키우는 데 한계가 있다.
위드이노베이션의 경우 HOTEL여기어때 가맹 계약시 총 공사비용의 10%를 가지며, 매월 가맹점으로부터 로열티를 받는다. 35개 객실 기준 공사비, 리모델링비, 가맹비, 물류보증금 등을 포함한 총 가맹 개설비용은 약 6억5500만원이다.
서비스 품질 향상도 장점이다. O2O 서비스 및 제품에 대한 개발과 품질 관리가 직접적으로 가능해지면서 고객들의 체감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배민프레시 관계자는 "신선식품 특성상 제조부터 포장까지 품질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며 "파트너사였던 업체들을 인수하면서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 품질 향상은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배민프레시는 더푸드를 인수한 후 반찬 제품의 매출이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반찬 카테고리 매출은 1년전보다 6배 성장했다.
기존 모텔을 리모델링해 문을 연 HOTEL여기어때 1호점은 월매출이 이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최근 2개월 평일 기준 1호점의 평균 객실점유율은 숙박이 95%, 대실이 140%에 달한다. 대실의 경우 평일에도 예약 객실이 전부 완판되는 셈이다.
위드이노베이션 관계자는 "O2O 사업만으로는 중소형숙박 시장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는데, 프랜차이즈 사업을 통해 평소 지향해온 객실과 숙박 서비스를 직접 구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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