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열 기자 ] 정부 세수(稅收)도 ‘초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세수 증감은 여러 가지 요인에 영향을 받지만, 기본적으로 경기와 무관하지 않다. 과거에 이뤄진 경제활동 결과물에 세금을 매기는 만큼 경기 후행 지표 중 하나다.
1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월간재정동향(2017년 1월호)’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세 수입은 230조5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206조2000억원)보다 24조3000억원 늘었다. 이는 정부가 작년 본예산을 편성할 때 예상한 세수인 222조9000억원보다 7조6000억원 많은 것이고, 작년 8월 추가경정예산을 짤 때 새로 설정한 세수 목표치(232조7000억원)의 99%(진도율)에 해당하는 규모다.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는 연간 목표치를 이미 넘어섰다. 소득세는 작년 11월에만 종합소득세 중간예납분 등으로 8조4000억원이 새로 걷혀 누적세수가 63조8000억원에 달했다. 누적세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7조3000억원 많은 것이다. 부가세수도 작년 11월까지 60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7조7000억원 더 걷혔다. 부가세는 작년 10월부터 이미 연간 목표치(59조8000억원)를 초과한 상태다.
법인세 세수는 51조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조3000억원 증가했다. 작년 연간 목표치(51조4000억원)보다 4000억원이 부족하지만 법인 관련 원천징수세액이 매달 1조원 안팎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작년 말에는 연간 목표치를 초과했을 것으로 기재부는 보고 있다.
지난해 세수가 연중 내내 호황을 이룬 것은 △취업자 수 증가와 명목소득 상승(소득세) △부동산 시장 호황 등에 따른 거래 활성화(양도소득세) △과표 양성화와 수출 감소에 따른 부가세 환급 감소(부가세) △기업 이익 증가 및 비과세·감면 축소(법인세)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란 설명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까지 소비 증가율이 3%에 육박할 정도로 비교적 양호했고 유가 하락 등으로 기업 실적이 좋아 부가세와 법인세수가 양호했던 것이 전체 세수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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