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추출 천연물질로 집먼지진드기 잡는다

입력 2017-01-11 19:15  

안용준 서울대 교수

인체에 무해…세계 첫 개발
사체·배설물 단백질도 분해



[ 김근희 기자 ] 천식 알레르기 등을 일으키는 집먼지진드기를 박멸하는 천연물질이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개발됐다.

안용준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응용생명화학과 교수(사진)는 11일 계피, 국화 등의 식물체를 활용해 집먼지진드기를 없애는 천연물질 ‘CB-FN’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옷, 소파, 카펫, 이불 등에 사는 집먼지진드기는 물세탁이나 청소를 해도 없애기가 쉽지 않다. 화학 살충제가 나와 있지만 인체에 해로운 데다 집먼지진드기의 사체와 배설물에 포함된 특이 단백질을 분해하지 못해 알레르기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

CB-FN은 계피 등 식물체 증류 오일이 주성분인 천연물질로 인체에 무해하고, 박멸효과도 높다. CB-FN에 노출된 집먼지진드기는 수분이 빠져 말라죽는다.

안 교수는 2005년부터 집먼지진드기를 박멸할 수 있는 천연물질 개발을 시작했다. 식물이나 약초의 사용 방법이 기록된 동의보감, 본초강목 등을 참고해 200종류의 식물체 성분을 살펴봤다.

그는 계피가 예부터 천식 치료에 사용된 점에 주목했고, 주요 성분인 알데히드 및 알코올류 등을 추출해 집먼지진드기를 없애는 천연물질을 개발해냈다.

안 교수는 집먼지진드기 박멸과 함께 집먼지진드기 사체와 배설물에서 나오는 특이 단백질을 분해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집먼지진드기 사체와 배설물에서 나오는 특이 단백질이 알레르기, 천식 등의 주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살충제는 특이 단백질을 분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탄닌산이라는 화학물질을 따로 뿌려야 한다. 그러나 탄닌산은 시간이 지나면 미세가루가 남아 호흡기나 피부에 문제를 일으킨다. 면역력이 약한 소아에게 특히 유해해 일부 국가에서는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안 교수는 “CB-FN은 무해한 데다 탄닌산보다 단백질 분해 효과도 높다”고 설명했다. 시험 결과 CB-FN은 유해 단백질의 85% 이상을 구조적으로 감소시켰지만 탄닌산은 40%를 줄이는 데 그쳤다.

안 교수는 CB-FN 상용화를 준비 중이다. 옷, 이불 등에 뿌리기 쉬운 스프레이, 자동차 에어컨에 꽂는 제품, 옷장 속에 넣어 놓는 제품 등을 올 상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흰개미 박멸물질, 모기 기피제 등 새로운 천연물질도 개발해 상품화할 계획이다.

김근희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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