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태형 기자 ] 율곡 이이와 우계 성혼은 살아서는 실과 바늘처럼 한몸 같았고, 죽어서도 숙종대에 문묘에 나란히 배향됐다. 학문적으로는 기호학파의 쌍벽을 이루며 선비 사회에서 높이 추앙받았다. 그런데 성혼은 왜 이이처럼 친근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한영우 서울대 명예교수가 《율곡 이이 평전》에 이어 《우계 성혼 평전》을 쓰게 된 배경이다.
한 교수는 “성혼이 친근하지 않은 이유는 그에 대한 연구가 유학사의 시각에서만 이뤄진 까닭”이라며 성혼의 인간적인 참모습을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저자는 성혼의 삶을 참선비의 전형으로 그린다. 성혼은 평생 병마와 싸우고 종이로 옷을 지어 입으면서도 벼슬을 수십 차례 거절하고 임금에게 날카로운 직언을 서슴지 않았다.
성혼과 이이의 교류와 토론도 자세하게 소개한다. 저자는 “두 사람은 평생 치열하게 토론하며 서로의 학문을 발전시켰다”며 “학문적·정치적으로 가장 가까운 평생 동지였다”고 설명했다. (민음사, 424쪽, 2만5000원)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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