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대어잡기 '동상이몽'
[ 이선우 기자 ] 막바지에 접어든 프로야구 선수영입 시장에서 마지막 남은 FA(프리에이전트) ‘대어’ 이대호(35·전 시애틀 매리너스) 황재균(30·롯데 자이언츠)의 최종 행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주로 1루수와 지명타자 백업 요원으로 활약한 이대호는 메이저리그 잔류를 1순위로 놓고 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 복귀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마이애미 말린스와 탬파베이 레이스 등 몇몇 구단이 영입 의사를 밝혔지만 계약조건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0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3(292타수 74안타) 14홈런 49타점 33득점을 기록한 이대호는 ‘출전기회 보장’을 우선 조건으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35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와 1루수·지명타자 외에 소화 가능한 포지션이 제한적이라는 점이 메이저리그 잔류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일본과 한국에선 전혀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지바 롯데 마린스가 일찌감치 영입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최근엔 한신 타이거스도 “조건만 맞으면 영입하고 싶다”며 적극적인 구애에 나섰다.
한국에선 친정팀 롯데 자이언츠가 이대호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잔류가 불발할 경우 일본보다는 한국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친 만큼 상황에 따라 영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포스팅(비공개 경쟁입찰)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다 무응찰 수모를 당한 ‘빅리그 재수생’ 황재균은 올해 FA 자격을 얻어 자존심 회복에 나섰다. 최근 메이저리그 구단의 거물급 선수 계약이 마무리되면서 협상에 속도가 붙고 있다. 지난해부터 스카우터를 한국에 파견하는 등 그에게 꾸준히 관심을 보여온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외에 LA 다저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밀워키 브루어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등이 영입전에 가세했다. 황재균은 지난 8일 MLB닷컴이 발표한 ‘흙 속의 진주’ 미계약 FA 선수 10인 가운데 다섯 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영입 의사를 밝힌 구단들이 마이너리그 계약을 요구하고 있어 국내 잔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황재균 측도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원소속팀인 롯데, KT 위즈 등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국내 FA계약 마감인 이달 15일 이후엔 자칫 협상에서 밀릴 우려도 있는 만큼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행선지를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이선우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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