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35년 장수제품 맥콜, 알고보니 비타민음료?

입력 2017-01-15 08:30  

보리탄산수 맥콜이 비타민 음료로 때아닌 입소문을 타면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건강음료로 출발한 맥콜은 35년간 판매되는 일화의 주력제품이다.

15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맥콜의 비타민 함량이 관심을 끌고 있다. 비슷한 용량의 비타민워터와 비교하면 비타민C 함량이 2배나 많았다.

250ML용량의 맥콜엔 비타민C가 75mg 들어가 있는 반면 비타민워터 음료의 비타민C 함량은 37.5mg이다.

◆젊음 콘셉트로 나선 맥콜, 매출 1400억원 히트상품 되다

비타민C 함량이 높은 것은 맥콜이 본래 건강음료로 출시했기 때문이다. 1982년 출시 당시 맥콜의 이미지는 건강드링크였다.

박카스처럼 건강드링크 용기를 사용했다. 또 맥콜의 성분으로 보리, 비타민B, C와 니코틴산아미드가 들어가 있다는 광고했다. 초반엔 '아저씨들이 목욕탕에서 마시는 드링크'로 입소문을 탔다.

1984년 건강음료로 노선을 바꿨다. 소비층을 넓히기 위해서였다. 긴 갈색 유리병으로 용기를 바꿨다. 당시엔 '고향의 맛 맥콜'로 보리영양과 미네랄을 담았다고 광고했다.

일화에서 맥콜이 본격 히트상품이 된 것은 1987년이었다. 가수 조용필과 팬클럽 6000명을 초청해 1분짜리 TV광고를 만들었다. 영상 속 조용필은 콘서트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팬들과 맥콜을 즐긴다는 내용이다. 광고 끝엔 '젊음이 새롭게 만난 맥콜'이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일화는 1987년 한해 동안 맥콜로만 900억원대 매출을 거뒀다. 1988년엔 매출 1400억원을 기록했다.

◆미투제품으로 쪼그라든 맥콜, '고급화 건강음료'로 재기

성공의 단맛은 오래가지 못했다. 곧바로 롯데칠성음료 '비비콜', 해태음료 '보리텐', 코카콜라 '보리보리'로 미투제품이 줄이어 출시됐다. 미투제품이 잇따라 출시되자 주력제품이던 맥콜도 유행제품이 되버렸다. 1987년 85%에 달했던 맥콜의 보리음료 시장 점유율도 92년엔 47.7%로 반토막났다.

시장도 쪼그라들었다.1987년부터 포카리스웨트와 식이섬유음료, 미에로화이바 등 음료제품 출시가 이어져서다. 1990년 전체 음료시장에서 9.6% 비중이었던 보리음료는 1992년 3.1%로 뚝 떨어졌다. 결국 1996년 롯데칠성음료 비비콜은 판매를 중단했다. 다른 브랜드도 이즈음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오리지널 제품인 맥콜은 살아남았지만, 1998년 매출은 고작 20억원을 기록했다. 그 해 6월 일화는 퇴출기업으로 판정받으면서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인력 구조조정 등을 거치면서 2000년엔 경상이익 흑자(20억원)을 달성했다.

맥콜은 곧바로 재기에 나섰다. 과거 젊은 층을 겨냥했던 초심으로 돌아갔다. 초등학생들을 주요 타깃으로 정해 학교앞 문방구도 판매처로 넓혔다. 용량도 200ml로 줄이고, 가격도 200~300원 낮췄다.

건강음료로 고급화 이미지도 더했다. 2008년 전라남도에서 생산되는 유기농 겉보리를 사용하기 시작했다. 초정리 탄산수가 들어간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2009년 블루톤을 강조해 포장패키지를 바꿨다. 그 결과 2011년 맥콜 매출은 200억원대로 회복했다.

맥콜은 TV광고로 젊은 층의 눈길 끌기에도 나섰다. 2013년 제국의아이들의 광희를 기용해 광고에 나섰다. 같은 그룹의 박형식과 배우 김수미 등을 통해 힙합 콘셉트를 담아 맥콜을 내세우기도 했다.

맥콜은 출시 이후부터 지난해까지 총 56억캔이나 팔렸다. 그동안 팔린 맥콜을 줄 세우면 총 72만8000km로 지구 18바퀴를 돌 수 있다. 일본, 캄보디아, 미국 등 해외에서도 판매하는 수출제품이기도 하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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