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근태 기자 ] 17~20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이 개막을 앞두고 글로벌 아젠다를 공개했다. 세계의 지속 성장 발전을 위해 내세운 아젠다 가운데는 과학 이슈 하나로 ‘행동변화’가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다. WEF 측은 뇌 연구 성과와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더 생산적이고 스트레스를 덜 받는 삶을 위해서는 행동변화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무럴리 도래스와미 미국 듀크대 교수는 먼저 온라인, 모바일로부터 적절한 단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도래스와미 교수에 따르면 지식산업에 종사하는 임직원은 업무 시간의 28%를 이메일을 읽거나 답변하는 데 소비한다. 방해받지 않고 지속적으로 한 가지 일에 몰두하는 최장 시간은 11분에 머문다. 이런 경우 뇌가 원래 하던 일로 복귀하는 데는 25분이 걸린다. 도래스와미 교수를 비롯해 전문가들은 휴대폰이나 노트북이 없을 때 업무에 더 집중하고 동료와 유대감이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세계적 생명과학연구기관인 미국 솔크연구소는 자유로운 아이디어 발굴을 위해 오픈도어 정책을 도입했다.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연구실을 벗어나 언제든 다른 연구자와 만나도록 권장하고 있다.
직원에게 더 많은 자율권을 주는 게 바람직하다는 연구 결과도 소개됐다. 엘렉스 해슬럼 영국 엑스터대 교수팀은 자신의 책상에 원하는 사진이나 식물을 놓도록 허가받은 직원의 생산성이 그렇지 않은 직원보다 32%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영국의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이 제시한 ‘자연친화 가설’도 점차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가설에 따르면 사람은 선천적으로 나무나 물과 같은 자연물과 함께 있을 때 마음이 편하고 행복감을 느낀다. 미국 코넬대 연구진은 실내에 식물을 키우면 어린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한 가지 사건이나 활동에 집중하는 ‘주의집중 시간’이 늘어난다는 결과를 얻었다.
멀티태스킹이 사실은 일의 효율을 떨어뜨리고 뇌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도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은 한 번에 여러 정보를 다루는 사람들이 오히려 한 가지 일을 한 사람보다 일의 품질과 자신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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