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관우 기자 ] 저스틴 토머스는 ‘마른 장작형’ 골퍼다. 키 178㎝에 몸무게 68㎏이다. 이런 ‘아담한’ 체격으로 소니오픈 나흘 내내 300야드 샷을 펑펑 쏘아댔다. 평균 비거리가 319.8야드다. 지난 시즌 최장거리 드라이버 비거리 1위인 414야드 괴물샷을 터뜨린 이도 그다.
키를 감안할 때 ‘가성비 최고’의 장타를 잉태한 것은 콤플렉스였다. 어린 시절 그는 또래 친구보다 체구가 작아 파3에서도 드라이버로 티샷을 했다. 나이가 들어도 키가 생각만큼 크지 않자 작심하고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속근육을 길렀다.
장타 엔진에 ‘터보 부스터’를 달아준 것은 다운스윙과 임팩트 구간에서 두 발로 땅을 박차는 힘, 즉 ‘지면반력’이다. 어린 시절부터 비거리 콤플렉스를 극복하기 위해 온몸을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터득한 일종의 공중부양 타법이다.
특히 오른발 뒤꿈치 킥을 중시한다. 그는 올해 첫 대회인 SBS토너먼트오브챔피언스를 제패한 뒤 “스윙할 때는 모든 신경을 발에만 집중한다”고 말했다.
장타만이 아니다. 홀컵에 바짝 공을 붙이는 아이언이나 웨지의 도움이 아닌 순수 퍼팅능력 역시 이번 대회 2위, 올 시즌 7위다. 그린 어프로치는 4위다.
죽마고우인 조던 스피스와 1m 단위의 퍼팅 내기를 해 넣지 못하면 2m 퍼팅으로 늘리고, 또 넣지 못하면 3m로 늘려가는 식의 무한퍼팅 게임으로 컴퓨터 퍼팅에 내공을 더했다.
토머스는 “어린 시절 거리가 짧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쇼트게임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생존형 진화가 그를 그린의 지배자로 키운 셈이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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