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칙폭폭' 토머스, PGA 역대 최소타 주인공 됐다

입력 2017-01-16 17:23  

PGA 소니오픈

최연소 27언더 253타
2주 연속 하와이서 우승

'꿈의 59타' 등 신기록 행진
"데이·매킬로이 라이벌로 부상"



[ 최진석 기자 ]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소니오픈(총상금 600만달러) 최종 4라운드가 열린 16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호놀룰루의 와이알라에CC(파70·7044야드). 저스틴 토머스(미국·24)가 4번홀(파3)에서 3m 거리 파 퍼팅에 실패하며 보기를 기록했다. 22개홀 연속 노(no)보기 행진도 멈췄다. 4번홀은 핀 위치가 오른쪽 구석에 있어 공략하기 어려웠다. 이날 이전까지 버디가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같은 조에서 경기를 한 저스틴 로즈(영국)가 첫 버디를 잡으며 추격에 속도를 냈다. 로즈는 16언더파로 올라서며 한 타를 잃고 21언더파로 내려앉은 토머스에 5타 차 단독 2위가 됐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5타 차가 이날 다른 선수들이 토머스에게 가장 가깝게 다가간 스코어였다. 경기 초반 약간의 컨디션 난조를 보인 토머스는 이내 절정의 샷 감각을 되찾았다. 그는 8번홀(파4) 버디를 시작으로 여섯 개의 버디를 낚아채며 신기록을 세웠다. PGA 역대 최소타 기록인 최종 합계 27언더파 253타로 2위를 7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그는 2주 연속 하와이에서 우승, ‘하와이안 더블’ 주인공이 됐다.

◆PGA 역사 새로 썼다

토머스는 이번 대회를 통해 PGA투어에 새로운 기록을 여러 개 작성했다. 이날 토머스는 2003년 발레로텍사스오픈에서 토미 아머 3세(미국)가 기록한 역대 최소타 기록 254타(26언더파)를 14년 만에 갈아치웠다.

그는 지난 13일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도 이루지 못한 최연소 ‘꿈의 59타’를 달성하며 1라운드를 출발했다. 2라운드에서는 PGA투어 36홀 최소타, 3라운드에서는 54홀 최소타 타이기록을 세웠다. 4라운드에서는 72홀 역대 최소타 기록을 새로 썼다. 토머스는 이날 우승으로 30세 이전에 2주 연속 정상에 오른 세 번째 선수가 됐다. 우즈,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지금까지 하와이에서 2회 이상 우승한 선수는 9명이다. 토머스는 10번째 하와이안 더블의 주인공이다. 이 중 같은 해에 하와이에서 두 번 우승한 선수는 어니 엘스(남아프리카공화국)에 이어 14년 만이다.

◆될성부른 떡잎

토머스는 어린 시절부터 맹활약한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1993년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태어난 그는 2009년 PGA투어 윈덤챔피언십에 초청받았다. 역대 세 번째 어린 나이로 커트를 통과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16세3개월24일이었다. 앨라배마대에 진학한 뒤에는 1학년이던 2012년 가장 뛰어난 대학생 골퍼에게 주는 상을 받았다. 이듬해 프로로 전향한 뒤 2014년 2부 투어인 웹닷컴투어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며 2015시즌 PGA투어에 뛰어들었다.

투어 첫해 성적은 준수했다. 7차례 ‘톱10’에 들었고, ‘톱25’에는 15차례 들었다. 하지만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등의 우승컵을 쓸어담은 동갑내기 조던 스피스(미국)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대니얼 버거(미국)에 밀려 신인상도 못 받았다. 그는 같은 해 11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CIMB클래식에서 생애 첫 PGA투어 우승을 차지하며 골프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작년에는 ‘제5의 메이저 대회’라 불리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공동 3위에 올랐고 그해 CIMB클래식에서 2연패를 차지했다.

동갑내기 친구인 스피스는 “토머스는 원래 재능이 뛰어났다. 시기의 문제였을 뿐”이라며 토머스의 기량을 칭찬했다. 토머스는 이제 제이슨 데이(호주), 매킬로이, 저스틴 존슨(미국), 스피스가 주도하는 골프계에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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