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 금융부 기자) 지방은행을 주력 계열사로 하는 금융그룹들이 저성장 고착화에 따른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탈(脫)지역화를 통한 사업 다각화와 모바일 등 비(非)대면 채널 강화라는 점에서는 공통점이 있지만 BNK금융그룹은 핀테크(금융+기술)와 해외 진출, JB금융그룹은 수도권 영업 확대, DGB금융그룹은 지역 밀착형 영업 등 금융그룹별로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을 두 축으로 하고 있는 BNK금융은 핀테크와 해외 진출에 가장 적극적이다. 부산은행은 지난해 말 롯데그룹과 제휴해 모바일전문은행인 썸뱅크를 국내 최초로 금융·유통이 결합된 모바일 플랫폼으로 재탄생시켰다. 지방은행 중 처음으로 스마트 현금자동입출금기(ATM) 기반의 무인점포인 셀프뱅크도 내놨다. 셀프뱅크 확대로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모바일 플랫폼 전용 상품으로 고객 기반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2011년 6월 부산은행의 베트남 사무소 개소를 시작으로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 해외 진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BNK그룹은 성장성이 높은 동남아시아 위주로 캐피털사 현지법인을 통해 시장 상황을 파악한 뒤 은행이 진출하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 성세환 BNK금융 회장 겸 부산은행장은 “모바일 플랫폼과 빅데이터 등 핀테크를 활용해 미래 성장을 위한 기반 확립에 주력하겠다”고 올해 경영 전략을 밝히기도 했다.
JB금융은 전북은행과 광주은행을 앞세워 가장 활발하게 수도권 진출 전략을 펴고 있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 주요 지역에 2~3명으로 이뤄진 소규모 점포를 세워 수도권에 진출한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소매금융에 집중하는 식이다. 지방 기반의 한계에서 벗어나 외연 확대를 위해서다. 이런 노력 덕분에 5년 전만 해도 전체 영업점에서 10%에도 못 지치던 수도권 점포 수가 20%까지 뛰어올랐다. 지난해말 기준 전북·광주은행 전국 영업점 250여개 중 50여개가 수도권에 분포해있다. 2020년까지 60개까지 늘리겠다는 게 JB금융의 계획이다. 김한 JB금융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항상 “외형을 키워서 시중은행과 경쟁하자는 게 아니라 영업망을 확충해 지역 출신 중소기업과 중서민들에게 금융 서비스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DGB금융은 상대적으로 가장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술 금융과 관계형 금융을 내세워 대구·경북 등 그룹의 핵심 지역에 대한 밀착형 영업에 좀 더 주력하는 모습이다. 해외 진출 등 수익 기반 다변화에서도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대구은행은 모바일전문은행 도입 때도 국내 최초로 영업점 운영 방식을 그대로 차용했다. 고객이 자주 찾는 영업점을 모바일 플랫폼에 설정하면 온·오프라인이 연계돼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박인규 DGB금융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모바일 전략을 세울 때도 대구은행의 강점인 지역 밀착형 영업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한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방은행들은 지역 경제 특성에 따라 경영 전략이 차별화가 나타날 수 있다”며 “올해 대내외적으로 불확실한 금융 환경이 예고된 만큼 각 금융그룹의 최근 조직 개편과 인사를 보면 그간 추진해온 핵심 영업 전략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끝) / kej@hankyung.com
ⓒ 한국경제 & hankyung.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