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1조 들여 32만개"
대선주자들도 공약 경쟁
[ 이상열 / 심은지 기자 ]
청년실업률이 사상 최고로 치솟는 등 고용시장이 악화되면서 정부와 정치권, 지방자치단체가 경쟁적으로 일자리 대책을 쏟아내고 있다. 재정을 풀어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리거나 채용을 앞당기겠다는 게 핵심이다.
정작 양질의 일자리를 공급하는 핵심 주체인 기업들은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특별검사 수사 등에 휘말려 발목을 잡혀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자리 창출 대책이 제대로 효과를 낼지 의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는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오는 3월까지 공무원 1만2000명을 채용하는 등 공공부문에서 일자리 3만개(상반기)를 창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이날 ‘30대 그룹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기업들이 일자리 만들기에 앞장서달라”고 당부했다.
서울시도 이날 ‘2017 일자리 종합대책’을 내놓고 예산 1조원을 투입, 공공근로 등 직접 일자리(12만4000개)를 포함해 32만여개를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대선주자들도 앞다퉈 일자리 공약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의문을 제기했다. 안종태 강원대 교수는 “매년 몇만명씩 공공부문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방안은 현실성이 없거나 현실화돼도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없는 일종의 인기영합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오정근 건국대 특임교수도 “양질의 일자리는 기업과 시장이 내놓는 것”이라며 “법률, 의료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분야에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정부와 정치권은 규제부터 과감하게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근로기준법 등 노동개혁법안이 좌초되고 심지어 특검의 대규모 기업인 수사로 기업인이 죄인 취급 받는 등 경영환경이 극도로 불확실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투자와 고용을 어떻게 늘릴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상열/심은지 기자 mustaf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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