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하기전 몸 좀 풀어볼까" 창업 도전자들이 몰려가는 이곳은?

입력 2017-01-20 18:48  

청년창업사관학교 450명 뽑는데 2100명 신청

중진공, 사업비 최대 1억 지원…창업 교육·마케팅 밀착 코칭
사업성 떨어지면 가차없이 퇴교

1기 졸업생 김기현 아이탑스오토모티브 대표
작년 200억 넘는 매출 올려

2011년 이후 1200여명 창업…누적매출 7200억·고용 2843명



[ 안재광 기자 ]
청년창업사관학교는 지난 18일까지 입교자 신청을 받았다. 창업가가 되겠다며 신청한 청년이 2100여명에 달했다. 2011년 이 학교가 문을 연 뒤 가장 많은 사람이 몰렸다. 입교 경쟁률도 역대 최고였다. 450명 정원에 경쟁률은 4.7 대 1을 기록했다. 가장 신청자가 많은 경기 안산 교육장 경쟁률은 6.7 대 1이었다.

단순히 지원자만 많은 게 아니다. 청년창업사관학교를 운영하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김현진 창업지원팀장은 “대기업을 다니다 나왔거나 전문 연구기관에서 개발 프로젝트를 경험한 우수 인력들이 요즘 많이 지원한다”고 전했다.

‘창업은 쪽박’이란 인식 개선

2000년대 초반 이후 국내에선 ‘창업하면 신용불량자 된다’는 인식이 강했다. 정보기술(IT) 거품이 터지고 난 뒤 무수한 벤처기업인이 줄줄이 망하는 것을 목격한 결과다. 공무원 시험 경쟁률이 확 올라간 것도 이맘때부터였다. 대다수 청년은 창업하는 게 무모하다고 여겼다.

이 같은 인식에 일부 변화가 생긴 것은 정부가 ‘창업 안전판’을 만들어주면서부터다. 창업에 뛰어들기 전 ‘몸 풀 기회’를 제공한 게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청년창업사관학교가 대표적이다. 이 학교는 만 39세 이하 예비 창업자를 뽑아 1~2년간 교육한다. 주로 제조업이나 지식 기반 서비스 창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입교하면 1년 동안 총 120시간의 교육을 받는다. 창업 공간이 제공되고 사업비가 연간 최대 1억원까지 나온다. 창업 전문가들이 코치도 해준다. 사업화 단계별로 기술, 마케팅, 자금 등 분야별로 다양한 조언을 들을 수 있다. 고가의 장비를 무료로 쓰거나 창업자들끼리 모여 사업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자금 융자, 연구개발(R&D) 사업 참여, 해외 전시회 등 정부의 다른 지원을 연계해 받을 수도 있다.

‘사관학교’란 이름에서 보듯 학사관리도 엄격하다. 사업할 능력이 떨어지거나 태도가 불량하면 퇴교 조치가 내려진다. 매년 10% 안팎을 걸러낸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사업하는 게 자신과 잘 맞지 않는 사람은 스스로 나가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창업에 따른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다. 임채운 중진공 이사장은 “물건 만드는 기술자가 아니라 진짜 팔리는 제품을 만드는 사업가를 길러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졸업생 성공사례 늘며 인기

졸업자 상당수가 ‘죽음의 계곡’이라 불리는 상용화 전단계를 넘어 매출을 본격적으로 발생시키는 단계까지 도달했다. 2011년 입교한 1기 졸업생 김구현 아이탑스오토모티브 대표는 성공 사례 중 하나다. 아이탑스오토모티브는 지난해 200억원 넘는 매출을 올렸다. 차가 보행자와 부딪히면 후드를 자동으로 올려 보행자 충격을 줄여주는 ‘액티브 후드 리프트 시스템’이란 것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자동차 부품사에 공급한 덕분이다. 3~4년 안에 매출 1000억원을 넘기는 게 목표다.

우종대 스트롱홀드테크놀로지 대표는 수입에 의존하는 커피 로스터기를 국산화해 판매하고 있다. 작년 매출 32억원을 거뒀다. 종업원 수는 55명에 이른다. 올 들어 12억원어치의 주문을 해외에서 받는 등 해외 시장도 개척하고 있다.

이들을 포함해 총 1215명의 졸업생이 창업에 나서 작년 상반기까지 거둔 누적 매출은 7210억원에 달했다. 고용 인원은 2843명에 이른다.

정부는 청년창업사관학교 프로그램을 더 정교하게 바꾸는 중이다. 바이오 등 고부가가치 업종에 한해 2년 교육과정도 신설한다. 졸업한 뒤에도 일정 기간 지원을 연장해 줘 사업 안착을 도울 계획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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