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카카오 vs 네이버, 같은 페이 다른 느낌

입력 2017-01-22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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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주자 카카오페이, 반격 카드는?

카카오페이도 '오픈 플랫폼' 전략
대형업체 중심서 중소 가맹점 확장
카카오톡 플랫폼 활용 마케팅 지원




[ 박희진 기자 ]포털업계가 간편결제 서비스를 두고 영토 전쟁을 벌이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오픈 플랫폼'이라는 같은 전략 아래 차별화된 서비스를 내세우면서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페이'의 결제 응용프로그램도구(API)를 외부에 공개한다고 밝혔다. 개인이나 중소업체들은 결제대행(PG)사와 제휴 없이 손쉽게 카카오페이를 결제 시스템으로 적용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카카오톡에 이같은 오픈 플랫폼 전략을 합쳐 간편결제 시장의 새 주도권을 잡겠다는 복안이다.

때문에 소상공인들 사이에서 입지를 넓혀온 '네이버페이'와 맞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네이버는 이보다 앞서 네이버페이를 외부에 개방해왔다. 카카오페이보다 간편결제 시스템은 늦게 내놨지만, 서비스를 오픈하면서 사용자들의 마음을 잡았다. 네이버가 온라인 쇼핑몰 운영자 등을 중심으로 더 많은 사용처를 확보한 까닭도 이 때문이다.

◆2차 페이 대전, 핵심은 '오픈 플랫폼'

네이버와 카카오는 2년여전부터 간편결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경쟁을 벌여왔다. 네이버페이는 가맹점 수를 앞세워 빠른 속도로 온라인 간펼결제 시장을 넓히고 있다. 네이버페이의 가맹점 수는 11만여개로 압도적이다. 카카오페이의 가맹점 수는 1300개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사용처가 많은 만큼 가입자 규모도 네이버페이가 앞서는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가입자 수는 네이버페이가 2100만명, 카카오페이가 1300만명 수준이다.

네이버페이가 단기간에 가맹점을 빠르게 늘린 데에는 오픈 플랫폼 전략이 주효했다. 결제 시스템이 필요한 중소상공인 누구나 네이버페이를 손쉽게 가져다 쓰게 만든 것이다. 현재 네이버페이 가맹점 중 90% 이상이 월 거래액 3000만원 미만의 중소사업자다.

반면 카카오페이는 소셜커머스나 대형 쇼핑몰, 온·오프라인(O2O) 연계 서비스 등과 개별 제휴를 통해 가맹점을 늘려왔다. 가맹점 수의 증가 속도가 네이버에 미치지 못한 것도 이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카카오페이의 이번 결제 API 개방은 네이버페이가 선점한 개인과 중소업체로 입지를 넓히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 플랫폼 생태계를 키우기 위해 내비게이션, 지도 등 각종 서비스 API를 외부에 개방하고 있다"며 "결제의 경우 PG사와 독자적으로 카카오 플랫폼에 맞는 API를 개발하면서 공개하는 데 시간이 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가 PG사인 LG CNS와 함께 만든 서비스다. 이번에 공개한 결제 API는 카카오가 카카오페이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카카오페이, 반격 카드 무엇이길래…

카카오페이는 이번 API 공개를 계기로 전세 역전을 노리고 있다. 한 발 늦은 만큼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을 적극 활용해 가맹점을 공격적으로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가맹점 유입을 위해 향후 카카오톡 플랫폼 기반의 마케팅 지원이나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활용한 프로모션 행사 등도 계획 중이다.

카카오페이를 쓸 수 있는 가맹점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이용자도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눈치다. 별도 앱 설치 없이 카카오톡에서 바로 쓸 수 있다는 점도 신규 이용자 유치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카카오톡을 쓰는 이라면 사실상 카카오페이의 잠재적인 이용자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사업 특성에 맞춰 결제 방식을 정기결제나 단건결제를 선택할 수 있게 한 것도 차별점이다. 예를 들어 카카오페이 결제 API의 첫 가맹점인 '멜론'의 경우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의 특성에 맞게 정기결제를 도입했다.

다양한 결제수단도 강점이다. 카카오페이는 신용카드 뿐 아니라 카카오머니, 카카오포인트 등과 카카오 플랫폼 내 가상화폐와 함께 사용할 수 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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