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건강이야기] 경계성혈압 어떻게 대처해야하나

입력 2017-01-22 19:06  

강재헌 < 인제대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혈압을 쟀을 때 명백한 고혈압은 아니지만 정상 범위보다 높은 혈압이 나오는 경우를 고혈압 전단계인 ‘경계성혈압’이라고 한다. 경계성혈압은 수축기혈압, 즉 심장이 수축할 때의 혈압이 120~139㎜Hg 사이로 나오거나, 이완기혈압, 즉 심장이 이완할 때의 혈압이 80~89㎜Hg 사이일 때를 말한다. 성인 서너 명 중 한 명이 경계성혈압에 해당한다. 대부분의 경계성혈압은 유전, 식사습관, 스트레스, 생활환경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긴다.

경계성혈압이 장기간 지속되면 전신에 동맥경화가 생긴다. 우리 몸의 혈관 중 동맥경화가 가장 잘 발생하는 혈관은 뇌, 심장, 신장, 눈이다. 이들 혈관에 동맥경화가 생기면 뇌졸중, 협심증과 심근경색, 신장 기능 저하, 시력 저하 등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그리고 경계성혈압은 시간이 지나면서 고혈압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혈압을 잴 때마다 경계성혈압으로 나오면 혈압약을 먹어야 하나 고민하게 된다.

희소식은 경계성혈압이 있는 사람 중 상당수가 건강한 생활습관을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혈압을 낮춰 정상 혈압으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여러 연구에서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수축기혈압과 이완기혈압 모두 5~10㎜Hg까지 낮출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경계성혈압 환자는 이 정도의 혈압 감소만으로도 정상 혈압으로 돌아갈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생활습관을 어떻게 고쳐야 할까.

첫째로 식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고지방 고열량 음식 섭취를 줄여 체중을 정상으로 유지하고, 칼륨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짜게 먹으면 혈압이 높아지므로 싱겁게 먹고, 설탕, 포도당, 액상과당 등이 들어간 단 음료를 제한하는 것이 좋다. 기름이 적은 육류와 생선, 콩과 두부로 양질의 단백질을 부족하지 않게 섭취하면 건강한 혈관 유지에 도움이 된다. 술은 혈관을 확장시켜 당장은 혈압을 감소시키지만 반동적으로 혈압을 올린다. 따라서 남성은 하루 2잔, 여성은 1잔이 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둘째로 걷기나 조깅, 수영, 등산, 자전거 타기와 같은 유산소 운동 중 하나를 골라 하루에 30분 이상 매일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게 좋다. 혈압이 갑자기 올라갈 수 있으므로 기온이 너무 차거나 더울 때 운동은 피하고, 흉통이 있거나 심장이 좋지 않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면 운동 전에 주치의와 상담하는 게 바람직하다.

강재헌 < 인제대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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