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창재/김대훈 기자 ] “글로벌 분산투자는 ‘공짜 알파’(시장 대비 초과 수익)다.”
로버트 머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슬론 경영대학원 교수(사진)는 “투자자들의 목표는 위험 대비 수익률을 나타내는 샤프지수(Sharp ratio)를 극대화하는 것”이라며 “세계의 모든 주식 종목을 시가총액 비중에 따라 담은 ‘세계 시장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최근 교직원공제회 초청으로 열린 자산운용 세미나에서다. 이 세미나에는 문용린 이사장, 강성석 기금운용이사를 포함해 교직원공제회 투자 담당 임직원 50여명이 참석했다.
1997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머튼 교수는 “투자자들은 투자 위험을 관리하기 위해 분산투자, 헤징, 보험 등 세 가지 방법을 활용하는데 이 중 분산투자는 비용이 들지 않기 때문에 ‘공짜 알파’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는 세계 시장 포트폴리오”라며 “어떤 유능한 펀드매니저가 주식 투자 수익률이 가장 높은 국가를 찾아낸다고 하더라도 해당 국가에 투자금을 ‘올인’하는 것보다 세계 시장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이 샤프지수가 더 높다”고 설명했다.
샤프지수란 미국 국채와 같은 무위험자산 대비 투자 수익률(초과 수익률)을 수익률의 표준편차(변동성)로 나눈 수치다. 감수한 위험에 대비해 얼마나 많은 수익을 올렸느냐를 보여준다. 머튼 교수는 “예를 들어 1993년부터 2015년까지 MSCI 한국지수의 수익률은 13.06%로 MSCI 세계지수의 수익률 8.61%를 크게 웃돌았다”면서도 “샤프지수의 경우 MSCI 세계지수가 0.4로 MSCI 한국지수의 샤프지수 0.28보다 43% 높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캐나다연기금도 과거에는 주식 포트폴리오의 90%가 국내 시장에 집중돼 있었지만 현재는 파생상품을 활용해 세계 시장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고 소개했다. 이에 반해 국민연금은 전체 주식 약 174조원 중 57.5%인 100조원이 국내에 집중돼 있다.
머튼 교수는 “다만 시장 포트폴리오가 최적의 조합은 아니다”며 “알파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했다. 그는 알파의 근원을 △시장 정보의 비대칭성 △금융 서비스 기관들의 경직성 △다양한 차원의 리스크 프리미엄(디멘셔널 알파) 등 세 가지로 구분했다. 머튼 교수는 “그중 디멘셔널 알파가 가장 비용이 적고 확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머튼 교수는 블랙-숄즈 옵션가격 결정 모형을 발전시킨 공로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았으며 금융시장에 대한 실증 연구를 투자에 접목해 왔다.
유창재/김대훈 기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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