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번째 항공사 뜬다…플라이양양 "우린 LCC 아닌 TCC"

입력 2017-01-23 18:04  

양양국제공항서 7월 취항 추진

양해구 전 이스타항공 대표 주도
중국·동남아 단체 관광객 전용 항공
평창·속초 등 강원도 관광 활성화



[ 정지은 기자 ] 국내에 해외 단체관광객 전용 항공사가 생긴다. 저비용항공사(LCC) 형태지만 사업 내용이나 운영 방식은 완전히 새롭다. 여행사를 통해 한국을 방문하는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일명 ‘TCC(투어리즘 컨버전스 캐리어·관광융합 항공사)’다.

◆단체관광객 집중 공략으로 승부

강원 양양국제공항을 기반으로 한 항공사 ‘플라이양양’이 오는 7월 출범한다. 플라이양양은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서울에 이어 일곱 번째 LCC가 될 전망이다. 대형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화물 항공사인 에어인천 등을 통틀어서는 국내 열 번째 항공사가 생기는 것이다.


양해구 플라이양양 대표(사진)는 23일 기자와 만나 “항공을 관광상품과 연계해 국내 관광산업 규모를 키우는 게 목표”라며 “‘새로운 패러다임의 TCC’라는 슬로건처럼 기존 항공사업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TCC는 양 대표가 회사 정체성을 표현할 방법을 고민하다 만든 신조어다. 양 대표는 “판매 대상이 불특정 다수가 아니라 국내를 방문하는 중국, 일본, 태국 단체관광객 위주라는 점부터 기존 항공사와는 확연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플라이양양은 여행사를 통한 단체관광객을 공략할 방침이다. 기업 간 거래(B2B) 성격이 강하다. 항공권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것을 경쟁력으로 내세우는 보통 LCC와 차별화된다.

◆강원도에 에어타운 조성…윈윈 전략

플라이양양의 출범은 강원도 관광산업 활성화와도 연계돼 있다. 양 대표는 강원도 측과 일명 ‘에어타운’이라는 관광개발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강원도와 동해안의 관광 인프라와 항공사업을 동시에 발전시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국내 여행사, 리조트 건설업체, 화장품 업체 등과도 협력 중이다.

공군 준장 출신으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이스타항공 사장을 지낸 양 대표는 “평소 국내 관광산업의 한계에 아쉬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저품질 관광상품이 쏟아지면서 한국을 찾는 해외 관광객의 불만이 늘어 재방문을 꺼리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그는 설명했다. 양 대표는 “관광상품의 질이 떨어지는 데에는 관광지가 제주도나 수도권에 집중돼 포화상태인 영향도 크다고 판단했다”며 “제3의 관광지로 강원도를 키워 균형 발전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대표는 내년에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강원도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늘어나면서 사업이 본격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양 대표는 보고 있다.

플라이양양은 현재 국토교통부에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한 상태다. 면허 취득이 확정되면 100여명의 직원을 신규 채용할 계획이다. 올해 직원 규모는 150명으로 시작한다. 다음달에는 항공기 구매 계약을 맺는다. 보잉 737-800기종(189석 규모) 항공기 3대로 운영을 시작할 예정이다. 자본금은 지난해 관광사업자, 화장품 업체 등 20곳으로부터 150억원을 투자받았다.

양 대표는 출범 첫해 40만명을 실어나르고 2020년에는 이용객 250만명을 확보해 26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정했다.

항공업계에선 항공사가 많아지면서 출혈 경쟁이 촉발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많다. 양 대표는 “기존 항공사와 경쟁하는 게 아니라 관광객을 더 끌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며 “오히려 항공산업과 관광산업 규모를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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