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정수 기자 ] 지난해 국제 금융시장에선 ‘블랙스완’(발생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발생 시 큰 충격을 주는 것)에 해당하는 사건이 종종 발생했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6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11월) 등이 대표적이다. 각국 주식시장은 출렁거렸고 금융시장 변동성은 커졌다.
올해도 국제 금융시장에서 블랙스완이 나타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금융센터는 올해 9대 돌발 위험을 꼽고 파급 효과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리·통화 정책 중에선 첫 번째로 ‘미국 중앙은행(Fed)의 급격한 금리 인상’이 선정됐다. 금융시장에선 연 2회 정도의 인상을 예상하고 있지만 ‘3회 이상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국제금융센터 설명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0.75%포인트 이상 인상 시 신흥국 불안이 재개될 것으로 우려했다.
‘영국 EU 일본의 통화긴축 가세’도 위험요인으로 분류됐다. Fed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자국 통화가 과도한 약세를 보이고 금리가 급등하면 주요국 중앙은행도 ‘금리 인상’ 기조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중국의 위안화 변동환율제 도입’도 위험요인이다. 중국이 ‘5% 내외의 위안화 약세’를 유지하는 데 실패하면 아예 외환정책을 시장에 맡겨버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치와 연관된 위험요인으로는 ‘마린 르펜의 프랑스 대통령 당선’이 이름을 올렸다. 전문가들은 극우성향의 르펜이 오는 4월 1차 대선에선 상위권에 오르고 5월 2차 결선에선 패배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반(反)이민 정서 강화 등의 영향으로 르펜이 당선되면 ‘프랑스의 유로존 탈퇴’가 가시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반도 관련 리스크론 ‘북한 미사일 발사’가 꼽혔다. 북한이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면 미국 행정부의 대응이 과거와 크게 달라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이 밖에 ‘미국 중국 간 군사 및 경제 대립’,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대상 군사도발’, ‘서방 내 대형테러’, ‘국제 유가 급락’도 블랙스완 후보에 들어갔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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