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근창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015년에 분식회계로 어려움을 겪었던 도시바가 북미 원자력 발전 자회사인 웨스팅하우스의 영업권 감액 손실로 인해 자본잠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웨스팅하우스는 2006년 도시바가 사업 다각화를 위해 인수했다. 웨스팅하우스는 2015년 CB&I(Chicago Bridge & Iron Company)로부터 S&W(Stone & Webster)를 인수했다. 해당 영업권이 8700만 달러 정도로 산정됐지만 실제로 감액해야 할 영업권이 약 1000억엔 또는 수십억 달러로 밝혀지면서 2017년 3월말까지 약 7000억엔 상당을 손실로 반영해야 할 상황이다.
노 애널리스트는 "도시바의 9월말 기준 자기자본은 3632억엔으로 영업권 감액이 반영될 경우 자본잠식으로 인해 상장폐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도시바의 경우 2015년 분식회계로 이미 홍역을 겪었다는 점에서 이번 웨스팅하우스 사태는 회사의 존립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도시바는 지난 10년간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소비자 가전 사업 비중을 줄이고 메모리 반도체와 원자력 발전에 집중했다"며 "원자력 발전의 부실은 인프라와 에너지 중심으로 사업 다각화를 한 일본 전자 산업에도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도시바는 현재 현금창출원인 엘리베이터와 의료 기기 사업 매각과 함께 전체 영업이익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NAND사업 분사 후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노 애널리스트는 파악했다.
도시바는 세계 2위의 NAND회사로서 샌디스크와 함께 도시바의 요카이치 공장에서 양산된 NAND제품을 바탕으로 솔루션 및 단품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도시바와 샌디스크의 NAND 시장 점유율은 36.3%로 삼성전자 다음으로 세계 2위 업체이다. 도시바의 NAND 분사 법인의 경우 중국 업체를 필두로 많은 해외 기업들이 지분 투자에 관심을 가질 전망이다.
노 애널리스트는 "하지만 일본 정부는 핵심 기술에 대한 해외 유출을 우려하고 있고 도시바도 핵심 현금 창출원인 NAND 분사법인의 중요 지분은 가져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지분구조에 대한 복잡한 이해 관계로 인해 도시바의 3D NAND 투자 집행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그는 "수요가 급성장하고 있는 스토리지 시장에서 2위 공급업체인 도시바의 위기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 기회 요인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형석 한경닷컴 기자 chs879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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