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중국인 여성 A씨를 납치, 감금 후 성폭행한 피의자 강모씨(44)와 공범 박모씨(23)를 특수강간죄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2014년 12월 지인으로부터 중국인 A씨를 소개받은 뒤 경찰을 사칭해 호감을 샀다. 강씨는 경찰에서 “대림동에 오래 거주하면서 ‘중국 공안의 권력이 세기 때문에 중국인들은 경찰이란 직업을 선호한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인터넷에서 유사 수갑 등을 구입하기도 했다.
2년간 동거하며 잦은 폭행에 시달린 A씨가 헤어질 것을 요구한 뒤 연락을 끊자 지난 7일 강씨는 수소문 끝에 평소 알고 지내던 박씨와 함께 A씨를 찾아가 가스총, 유사수갑으로 위협해 납치했다. 이들은 A씨를 3일간 모텔에 감금하며 유리컵으로 머리를 때리고 여러 차례 성폭행했다.
강씨와 박씨는 11일 새벽 A씨를 인근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를 받게 했으나 경찰 신고를 막기 위해 피해자 주변에 머물며 감시했다. 잠시 강씨가 자리를 비운 틈에 A씨가 아버지에게 연락해 당일 밤 경찰에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가평까지 도주한 강씨를 15일 밤 9시께 검거했다.
A씨는 2년간 동거하며 잦은 폭행에 시달렸으나 강씨가 경찰이라 신고해도 소용없을 것이라 생각해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영등포·구로 등에 거주하는 중국인 등 이주민의 범죄피해를 상담하기 위해 지난해 12월부터 이주민피해상담센터를 운영하고 통역을 제공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피해를 당하고도 보복이 두려워 신고를 못하는 일이 있는지 수사할 예정”이라며 “외국인 밀집 지역 주변 치안 활동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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