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행장 "자회사 경영개선이 1순위…더 강한 은행 만들겠다"

입력 2017-01-25 18:01  

'민영 우리은행' 첫 수장…2년 더 이끌게 돼

민영화로 능력 검증
사상 최대 실적, 경쟁자 압도…신망 두텁고 핀테크 감각 뛰어나

조직 화합은 숙제
선임과정서 한일은행 출신들 도전…탕평인사 등 통합 행보 나설 듯



[ 서욱진 / 이현일 기자 ]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연임은 지난해 말 16년 만에 민영화에 성공했을 때부터 어느 정도 예견됐다. 우리은행은 예금보험공사가 지난해 말 지분 29.7%를 한국투자증권, 한화생명 등 7개 과점주주에 매각하면서 2001년 정부 소유 은행이 된 지 16년 만에 ‘민영(民營)은행’이 됐다. 이 행장은 민영화를 이끈 당사자의 한사람이다. 여기에다 우리은행이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순익을 기록하면서 경영 성과도 뛰어났다.

이 행장은 25일 그의 연임을 의결한 이사회가 끝난 뒤 연 기자간담회에서 “임기를 2년으로 받았지만 민영 우리은행에서 임기는 주주들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잘하면 4년, 6년도 하지만 못하면 6개월에 그칠 수 있다는 각오로 일하겠다”고 말했다.

◆강한 추진력 갖춘 전략가

이 행장은 합리적이고 치밀한 성격이다. 말투는 조곤조곤하지만 강한 돌파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많다. 은행권에서는 “전략과 영업 감각을 두루 갖춘 몇 안 되는 최고경영자(CEO)”라는 얘기가 나온다. 2012년 말 개인고객본부장(부행장)을 맡아 개인 고객 2000만명 돌파 기록을 세운 영업통이기도 하다.

직원들의 신망도 두텁다. 실무진 의견을 경청한 뒤 업무에 적용하는 등 소통의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어서다. 모바일뱅킹 서비스인 위비뱅크를 은행권 최초로 내놓는 등 핀테크(금융+기술) 사업에서도 남다른 감각을 보여줬다.

우리은행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9월 말에 이미 2015년 1년 치인 1조원을 넘어 1조1000억원을 초과하는 성과를 거뒀다. 우리은행의 최대 약점으로 꼽혔던 자산건전성도 크게 향상됐다. 대출자산연체율은 2014년 말 0.88%에서 지난해 3분기 0.58%로 0.33%포인트 개선됐고, 3%를 웃돌던 부실채권(NPL) 비율은 1.05%까지 하락했다.

이 행장은 “우리은행은 올해 당기순이익을 1조3000억~1조5000억원으로 늘려 자기자본비율도 지금보다 0.5%포인트 더 높인 11%로 끌어올릴 것”이라며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 수익포트폴리오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주주 친화와 내부화합이 과제

조직 화합은 이 행장이 계속 염두에 둬야 할 과제다. 이 행장은 이번 행장 선임 과정에서 이동건 영업지원그룹장(부행장), 김승규 전 우리금융지주 부사장 등 한일은행 출신들의 거센 도전을 받았다. 이순우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이어 이 행장까지 2회 연속 상업은행 출신이 수장이 된 상황이어서 이번에는 한일은행 출신이 행장을 맡을 차례라는 논리였다.

우리은행 안팎에서는 어찌됐건 한일은행 출신들을 적극적으로 끌어안는 탕평책 인사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현재 우리은행 임직원의 70%가량은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합병한 이후 입행한 세대지만, 고참급 직원 30%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 행장은 연임이 결정되기 전 이뤄진 본부장 인사에서 한일은행 출신들을 더 많이 승진시키는 등 이 같은 상황을 이미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 같은 것은 바쁜 영업 조직에서는 신경쓸 겨를조차 없다”며 “인사 틀을 검증하고 개선해 공정한 인사시스템으로 2월 말이나 3월 초에 임원 인사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행장은 조직 개편과 관련해서는 “그룹장 제도를 1년 시행해보니 수석부행장제보다 전문성 측면에서 좋은 게 확인돼 제도를 유지하겠다”며 “설 연휴 동안 임원 등 인사와 조직 개편안을 구상해 사외이사들에게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1957년 충남 천안 출생 △천안고, 서강대 경영학과 졸업 △상업은행 입행(1979년) △우리은행 홍콩지점장(2003년) △개인마케팅팀장(2004년) △개인영업전략부장(2008년) △경영기획본부 부행장(2011년) △개인고객본부 부행장(2012년) △우리은행장(2014년~)

서욱진/이현일 기자 ventu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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