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1200억원…수출 비중 60% 넘어
인조대리석 세계 점유율, 5년내 두 배 높여 15%로
[ 이민하 기자 ]
2014년 인조대리석 생산공장에 불이 났다. 화재로 값비싼 장비가 대부분 탔다. 경쟁사와 해외 바이어들은 “앞으로 1년간 정상 제품 생산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박희원 라이온켐텍 회장은 거래처를 지키기 위해 일단 공장을 다시 돌렸다. 70%에 달하는 불량률을 감수한 선택이었다. 30개의 정상 제품을 얻기 위해 100개의 제품을 만들어야 했다. 직원들을 독일로 급파, 웃돈을 주고 새 장비도 사들였다. 손실을 떠안으면서 악전고투 끝에 3개월 만에 공장을 정상화했다. 위기를 공장 재정비 기회로 삼아 연 40만장이던 생산능력(CAPA)을 100만장으로 증설했다. 경쟁사마저 박 회장 의지에 혀를 내둘렀다. 바이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주문 물량을 배 이상 늘렸다.
◆위기를 투자 기회로
1973년 설립된 라이온켐텍은 자체 기술로 합성왁스를 국산화했다. 국내 기업들이 미국, 독일, 일본산 제품에 의존하던 때였다. 글로벌 화학기업인 하니웰 바스프 클라리언트 미쓰이 등의 제품을 대체하면서 성장, 국내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2001년부터는 인조대리석 사업에 진출해 세계 60여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2013년에는 코스닥에 상장했다. 지난해 매출은 1200억원, 수출 비중이 60%를 넘는다. 박 회장은 이런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24일 ‘제95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을 받았다. 한국무역협회와 산업통상자원부, 한국경제신문사는 수출 확대와 고용 증대에 기여한 중소 수출기업인을 매달 한 명씩 선정해 시상하고 있다.
박 회장은 “합성왁스에 이어 인조대리석을 개발한 것이 15년 넘었지만 본격적인 수익이 발생한 지는 3~4년이 채 되지 않았다”며 “대리석 내장재에 이어 대리석 외장재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면서 매출도 크게 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인조대리석은 라이온켐텍의 주력 사업이다. 2003년 미국 라스베이거스 전시회에 첫 상용 제품을 선보인 후 비중이 꾸준히 늘면서 지난해엔 매출의 75%를 차지했다. 초기에는 저가형 제품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해외 바이어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까다로운 조건과 요청도 적극적으로 수용해 거래처를 늘려나갔다.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지난해 러시아 시장에서는 자체상표로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고급 건축자재 개발
박 회장은 인조대리석 세계시장 점유율을 5년 내 지금보다 두 배 정도 높은 15%까지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올해부터 건축 외장재용 인조대리석 수출을 본격화하는 등 세계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박 회장은 “기존 내장재용 인조대리석은 주방 상판 등에 2~3장 쓰이는 게 고작이었지만, 외장재용 대리석은 건물 외벽에 5000~6000장씩 쓰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외선에 따른 변형·변색을 막는 것이 핵심 기술인데 이미 해외 백화점과 대사관 공사 현장 등에 사용돼 품질을 인정받았다”고 강조했다.
고급 건축자재용인 ‘엔지니어드 스톤’도 연구개발(R&D) 중이다. 엔지니어드 스톤은 대리석 가루 등을 이용해 자연 대리석 같은 표면무늬를 구현한 제품이다. 박 회장은 “중소기업이지만 합성왁스와 인조대리석 개발 때처럼 5~10년 후를 대비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합성왁스 부문에서도 부가가치가 높은 신제품 개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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