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가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신차 효과와 레저용 차량(RV) 비중 확대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한 실적을 내놓았다. 하지만 증권가 예측를 밑도는 등 여전히 부진의 늪을 탈출하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모닝과 프라이드, 스팅어 등 신차 판매 확대 등으로 수익성을 높여나가겠다는 각오다.
기아차는 26일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12조91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3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늘었다고 밝혔다.
증권업계가 예상한 매출 13조4830억원과 영업이익 5920억원을 밑도는 수준이다. 다만 니로와 K7 등의 신차효과와 RV 판매 확대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증가하는 등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기아차 측은 "지속적인 고정비 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판촉비와 기말 환율 때문에 4분기 실적 증가폭이 기대치에는 못미친 것"이라고 밝혔다.
연간 매출액은 52조712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 늘었고, 영업이익은 2조46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다. 연간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0.1%포인트 감소한 4.7%를 기록했다.
기아차가 대내외 환경 악화에도 비교적 선방할 수 있었던 것은 강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라인업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스포티지 신차 효과와 프라이드·K3 판매 호조로 판매가 3.5% 늘었고, 유럽에서도 스포티지를 앞세워 전년 대비 13.1% 성장했다. SUV를 포함한 기아차의 레저용차량(RV) 판매 비중은 2015년 34.3%에서 작년 37.8%로 증가하며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기아차 측은 "올해에도 주요 시장의 성장세 둔화로 경영환경 불안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모닝, 프라이드, 스팅어 등의 주력 신차 판매를 확대할 계획"이라며 "RV 판매 비중 증가 추세를 이어가는 등 수익성 개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기아차의 연간 글로벌 출고 판매는 전년 대비 1.0% 감소한 301만8093대를 기록했다. 국내 공장에서는 내수 및 주요 선진시장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등 신흥시장 경기침체에 따른 수출선적 물량 감소와 국내공장 파업에 따른 생산차질이 더해지면서 전년 동기 대비 10.1% 감소한 155만809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전체 출고 판매에서 국내공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56.6%에서 51.4%로 감소한 반면, 해외공장의 비중은 맥시코 신공장 가동 등에 힘입어 43.4%에서 48.6%로 증가했다.
기아차 측은 "내수 시장에서는 성장 둔화 상황 속에서도 모닝, 스팅어, 소형 SUV급 신차 등 다양한 신차와 RV 판매 증대로 51만5000대를 판매해 시장점유율 방어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미국에서는 K7, 스팅어 등 중형급 승용 라인업 보강 및 친환경 전용차 니로 판매를 본격화해 전년 대비 7.9% 증가한 69만9000대를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관열 한경닷컴 기자 b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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