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26일 백범기념관에서 김형오 전 국회의장과 만나 "국민이 이렇게 실의에 빠지고, 지도자에 대해 실망하고,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이걸 국민이 표출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이런 것이 사실 4·19 때 일어났고, 5·18 때 일어났는데 발전이 안 됐다"며 "이번에 (해야 한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은 "당이 다르다는 건 큰 문제가 아니다"며 "같은 한국 국민이고, 한국 발전을 위해 하겠다는 목적이 같은데 왜 그 방법에서 그렇게 싸우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우리가 지금 포용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긴다"며 "포용적인 리더십, 포용적인 성장, 이런 걸 유엔 사무총장 하면서 스스로 터득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은 "풍요로운 사회에 살다 보니 각계각층의 욕구가 다양한데, 그런 욕구가 좀 건전한 방향으로 승화됐으면 한다"고 했다. 또 "각기 다른 방향으로 욕구가 분출하다 보니 정치나 사회 지도자들이 잘 아울러야 하는데, 그게 잘 안된다"며 "그런 게 우리가 지금 겪는 위기"라고 진단했다.
반 전 총장은 "사실 남북관계가 거의 준전시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우리가 일종의 '안보 불감증'에 걸려 있다"며 "70년을 이렇게 살다 보니 신경을 별로 안 쓰고 '계속 우린 이렇게 살 수 있다'는 안보 불감증이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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