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정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2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근혜 대통령 누드 풍자 그림 전시를 주관한 표창원 의원에 대한 신속한 징계 논의에 들어갔다. 자칫 머뭇거리다 조기 대선 국면을 눈앞에 두고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해서다.
민주당 지도부는 당 윤리심판원에 표 의원의 징계안을 조속히 논의해달라고 요청했다. 우상호 원내대표는 “정치인의 정치풍자 개입 여부 문제로 해석한다”며 “그런 점에서 징계사유가 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윤리심판원은 설 민심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이날 징계 논의에 들어갔다. 당 윤리심판원이 내릴 수 있는 징계는 제명,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 등이다.
당 지도부가 표 의원과 거리두기에 나선 건 ‘막말’ 사태로 지난 19대 총선과 18대 대선에서 패배한 데 대한 학습효과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당 유력 대선 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는 “작품은 예술가 자유이고 존중돼야 하지만 그 작품이 국회에서 정치인 주최로 전시된 것은 적절치 않았다”며 자신이 ‘1호’로 영입한 표 의원을 비판했다. 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도 지난 25일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뒤늦게 비판 성명을 냈다.
표 의원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김홍걸 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우 이번보다 훨씬 더 심하게 패러디한 작품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언론은 물론 본인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며 “표 의원이 일일이 전시에 나오는 작품을 검열할 만큼 한가한 사람도 아닌데 그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라고 두둔했다.
표 의원은 “(윤리심판원) 결정에 그대로 승복하고 따르겠다”며 “(소명서를) 제출하고 윤리심판원에 가서 기회가 있다면 진술하겠다”고 했다. 다만 새누리당의 의원직 사퇴 요구에는 “과하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여성계와 보수단체들은 이날도 집회를 열고 “표 의원은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공세를 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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