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박스권 돌파는 1분기 실적에 달렸다"
[ 송형석 / 최만수 기자 ] 미국 다우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20,000을 돌파했다는 소식에 국내 증시도 강세를 보였다. 삼성전자는 장중 200만원을 ‘터치’하며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코스피지수는 26일 전날보다 16.65포인트(0.81%) 오른 2083.59에 장을 마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2000억원어치가 넘는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코스피지수가 2080선을 넘은 것은 지난 12일(종가 2087.14) 이후 10거래일 만이다.
삼성전자의 상승세가 돋보였다. 이날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2만5000원(1.27%) 오른 199만5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계 증권사들이 연이어 삼성전자에 대한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놓으면서 투자심리를 뜨겁게 달궜다.
이날 노무라증권이 목표주가를 270만원으로 높인데 이어 크레디트스위스도 목표주가를 265만원으로 10.4% 상향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삼성전자의 D램 영업이익률이 50% 수준까지 높아질 것”이라며 “휴대폰 사업도 갤럭시S8이 출시되면 두 분기 안에 예전 실적 수준을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의 상승세가 국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다우지수 20,000 돌파는 세계 경기가 회복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한국 등 신흥국 증시로 점차 온기가 확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도 “미국의 강세장을 이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정책은 대규모 인프라 투자, 감세정책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며 “미국에 큰 장이 선 만큼 수출 국가인 한국도 낙수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스피지수가 6년간 이어진 박스권(1800~2150)을 깨트리고 오를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렸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박스권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선결 조건이 있다”며 “국내 상장사들의 1~2분기 실적이 투자자 기대만큼 잘 나오는지,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차질 없이 추진되는지 등을 확인한 뒤에 주가가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미국과 달리 한국은 성장률이 계속 떨어지는 추세”라며 “증시가 오르더라도 미국만큼의 상승폭을 기대하긴 힘들다”고 지적했다.
송형석/최만수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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