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로 고향가기 "어렵지 않아요"

입력 2017-01-28 08:30   수정 2017-01-28 09:54



#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일렉트릭(EV·전기차)을 타는 임정후(34·가명) 씨는 고향을 찾기 전 걱정이 앞섰다. 서울에서 고향인 부산까지 내려가기에 주행거리(191km)가 절반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임 씨는 버스나 기차 편도 못구해 자가용없이 고향에 갈 수 없었다. 하지만 자칫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배터리가 방전돼 차가 서버리면 어떻게 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했다.

전기차 운전자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걱정이다. 국내에서 전기차를 타는 사람은 지난해 말 기준 약 1만855명. 그러나 부족한 충전 인프라는 장거리 운행의 가장 큰 걸림돌로 남아있다. 그렇다면 귀향길 방전 불안감을 해소할 방법은 없을까.

우리나라 전역에는 20~30분 만에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는 급속충전기가 683개(1월 기준) 마련돼 있다. 이 중 109개는 전국 주요 고속도로 휴게소에 설치되어 있어 귀향길에 사용하기 편리하다.

고향으로 출발하기 전 먼저 집과 가까운 충전소에 들러 배터리를 완충한다면 여유로운 운전이 가능하다. 서울 도심에는 130여곳의 충전소가 있어 어디서나 편하게 충전이 가능하다.

서울톨게이트를 지났다면 가장 먼저 안성 휴게소에서 급속충전기를 만날 수 있다. 휴게소에 설치된 급속충전기는 별도의 주차 공간도 마련돼 있어 충전이 수월한 장점이 있다.

환경부 전기차 충전소 홈페이지(www.ev.or.kr)에 접속하면 전국 단위는 물론 경로 주변 급속충전기와 운영 상황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부산까지 가는 경우 안성 죽암 김천 칠곡 경주 휴게소 마다 충전소가 설치되어 있다.

매번 홈페이지로 접속하는 것이 번거롭다면 앱(응용프로그램) 이브이 웨어(EV WHERE)와 이브이 인프라(EV INFRA)를 스마트폰에 내려받아 설치하면 된다.

충전소에 도착했다면 기어를 반드시 P(주차)에 놓고 기기 화면에 나타나는 순서를 따르면 된다. 가장 먼저 충전 방식을 선택해야 하는데, 전기차별로 각기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르노삼성자동차 SM3 Z.E는 AC3상 방식이며 기아자동차 레이와 쏘울EV, 현대차 아이오닉일렉트릭은 DC차데모다. 한국GM 스파크EV와 BMW i3의 경우 DC콤보 방식이다.

가장 눈에 띠는 것은 100km당 약 2759원에 불과한 저렴한 비용이다. 환경부는 지난 12일부터 충전요금을 kWh당 기존 313.1원에서 173.8원으로 44% 가량 낮췄다. 제휴를 맺은 그린 신용·체크카드를 미리 등록했다면 추가 할인까지 받을 수 있다. 전기차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무료로 충전을 지원하는 휴게소도 많다.

다만 결제까지 진행되기 전 급속충전기가 재부팅되거나 오류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잠시 기다린 뒤 안내된 고객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충전 접촉 오류, 시설물 관리 등은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급속충전기는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 가평 안성 화성 덕평 송산포도 휴게소 등 14곳에 설치되어 있다. 경북은 김천 칠곡 문경 선산 안동 동명 영천 등 22곳, 경남의 경우 진영 거창 함양 고성공룡나라 휴게소 등 10곳에 마련돼 있다.

이밖에 충북 죽암 충주 단양과 충남 행담도 홍성 인삼랜드 정안 휴게소 등 21곳, 전국 총 109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빠른 충전이 가능하다.

일부 롯데마트 이마트 등 대형마트와 공영주차장에도 급속충전기가 갖춰져 있어 근처를 지난다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한편 환경부는 전기차 급속충전기를 올해 총 1915대까지 늘리는 등 보급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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