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테러위험국가 출신 난민에 대한 입국 심사를 대폭 강화하는 내용의 강경한 행정명령을 내놓자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등 미국내 각계 인사들이 우려를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취임식 참석차 국방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서명하고, "급진 이슬람 테러리스트들이 미국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심자 절차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 이민 행정명령' 발표 이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리는 이 나라를 안전하게 유지할 필요가 있지만, 그것은 실제로 위협을 가하는 사람들에게 집중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커버그는 "나와 아내 프리실라 챈 역시 이민자, 난민의 후손"이라며 "우리는 이민자의 나라이며, 우리 모두는 전 세계에서 온 가장 우수하고 명석한 이들이 여기서 함께 살면서 일하고 기여할 때 혜택을 누린다"고 강조했다.
저커버그의 증조부와 증조모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폴란드에서 온 이민자였고, 그의 아내인 프리실라 챈의 부모는 중국과 베트남 난민이었다.
2014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파키스탄의 여성 인권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도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의 조치에 "비통한 심정"이라면서 폭력과 전쟁에서 도망친 세계에서 "가장 방어할 힘이 없는 이들"을 버리지 말 것을 촉구했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워런 버핏은 이날 뉴욕 컬럼비아대에서 학생들과 만나 "이 나라는 이민자들에게서 축복을 받아왔다"면서 "원하는 어느 나라에서든 그들을 데려올 수 있고, 그들은 여기 와서 고국에서는 하지 못한 가능성을 폭발시키는 뭔가를 발견했다"고 말했다.
난민 구호에 힘써온 인권, 종교 단체들도 잇따라 규탄했다. 데이비드 밀리밴드 국제구호위원회(IRC) 위원장은 "세계적으로 난민이 전례 없는 수준으로 밀려드는 지금은 미국이 그 역사적인 역할을 포기할 때가 아니다"라고 촉구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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