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선택 기준은 정권교체"…문재인 호남 지지율 40.1%
대구 "보수·진보 품을 지도자"…반기문 지지율 소폭 상승
충청 "나라 바로세워야"…문재인·반기문 '접전' 양상
[ 손성태/최성국/임호범/오경묵 기자 ]
차기 대선주자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호남 충청 경북 등 세 지역의 표심 향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략적 투표 성향이 강한 이들 지역의 대선주자 평가 등 설 민심이 대통령 선거의 주요 승부처가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이번 설 연휴기간에 호남 지역 밥상에는 정권교체가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야권 내 유력 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쏠림현상’이 점차 강해지는 분위기다. 광주에 사는 회사원 최모씨(36)는 “대선후보 선택 기준은 뭐니 뭐니 해도 정권교체”라며 “사리사욕을 멀리할 후보가 다음 정권을 이어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가장 근접한 후보는 문 전 대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벌인 두 차례 조사에서 문 전 대표 지지율은 23.8%(작년 12월29~30일)에서 40.1%(올 1월25~26일)로 16.3%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9.8%에서 4.2%로 ‘반토막’ 났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10%에서 15.7%로 반등한 반면 이재명 성남시장은 14.0%에서 10.3%로 하락했다. 광주에서 사업하는 김모씨(54)는 “깨끗한 후보, 사심 없이 국정을 이끌 후보로 안 전 대표를 지지한다”고 했다.
과거 여당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에서는 ‘반기문 대안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반 전 총장은 이번 조사에서 2%포인트가량 상승했다. 반 전 총장 지지율이 1월 초에 비해 반등한 곳은 TK 지역이 유일하다. 문 전 대표는 같은 기간 지지율이 19.3%에서 11.8%로 떨어졌다.
대구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는 원모씨(57)는 “나도 한때 민주화와 민주주의에 앞장섰지만 지금은 주변 어디에 다른 의견을 말하기가 무서울 정도로 어느 한쪽만이 진실로 통하고 있다”며 “부국강병, 안민과 같은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고 보수와 진보를 건설적으로 아우를 수 있는 생각과 고민을 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TK 지역에서는 야권 후보인 안희정 충남지사 지지율이 1.2%에서 7.4%로 급등한 것이 눈에 띈다. 안 지사 지지율은 ‘토박이’ 정치인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지지율(4.6%)보다 높다. 대구에 사는 김모씨(51)는 “젊은 지도자지만 과거 정권의 정책을 무조건 단절하는 것이 아니고 혁신할 건 하고 계승할 것은 계승하면서 지방분권에 대한 소신 있는 지도자를 원한다”며 안 지사를 지지한 이유를 설명했다.
역대 대선에서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한 충청 지역에서는 문 전 대표와 반 전 총장이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 전 대표는 작년 12월 말 조사 때 21.2%에서 이번에 23.6%로 상승해 충청권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반 전 총장은 23.1%에서 20.7%로 소폭 하락했지만 문 전 대표와의 차이는 2.4%포인트에 불과하다.
충북 옥천에 사는 회사원 허모씨(49)는 “충북에서는 우리 고장 출신을 대통령으로 만들어 보자는 심리가 강하다”며 “반 전 총장이 진정성을 갖고 국민을 열심히 만난다면 대선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충남 서천에서 어업을 하는 노모씨(35)는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를 보면서 정말 투표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진보, 보수를 떠나 친일 적폐를 반드시 청산하고 나라의 기틀을 바로 세우는 인물에게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싶다”며 야권 후보 지지 의사를 내비쳤다.
손성태 / 광주=최성국 / 대전=임호범 / 대구=오경묵 기자 mrh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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