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남 자동제어공업협동조합 이사장
건물 에너지저감 모니터링 등 260개 조합원 공통 기술 개발
인천공항·지하철역사 공사 수주…해외전시·포럼 통해 판로 개척
[ 이민하 기자 ]
국내 자동제어기기 시장은 1990년대까지 외국계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었다. 글로벌 기업인 지멘스와 하니웰 등이 시장을 주도하고 국내 업체들은 2, 3차 협력업체로 참여하는 식이었다.
자동제어기기 업계 대표 단체인 한국자동제어공업협동조합은 중소기업들을 모아 경쟁력 있는 토종 브랜드를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 1996년 설립된 조합은 전국 263개 관련 중소기업을 회원사로 두고 있다. 영세한 소규모 업체가 많아 공동 역량을 키우는 일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올해 1월 이사장 3선에 성공한 최전남 한국자동제어공업협동조합 이사장(남성기전 대표)은 “중소기업 공동 브랜드를 강화해 국내 공공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설비·기술 국산화
자동제어기기는 고층 건물이나 폐·하수처리장, 송·변전기, 철도 신호기 등 주요 시설의 통합관리 전반에 쓰인다. 사업 영역은 건물, 물 관리, 전력 자동제어 3개 부문으로 나뉜다. 건물자동제어 영역은 특히 효율적인 관리가 필요한 초고층 지능형 건물시스템(IBS)에 필수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최 이사장은 “자동제어기기는 건물부터 공항, 철도 등 시설의 전기, 냉난방, 엘리베이터, 폐쇄회로(CC)TV 등 각종 기계 등을 중앙관제실에서 제어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공공시설에 들어가는 자동제어기기는 대부분 국산화를 마쳤다. 인천국제공항 1, 2단계 공사 때는 외국 기업들이 자동제어설비를 따냈지만 3단계 공사에선 국내 업체들이 수주했다. 서울 시내 지하철 역사에 들어가는 자동제어설비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기준 국내 관련 공공시장 규모는 4286억원 수준이다. 최 이사장은 “지금까지 국산화 과정을 거치면서 국내 업체들의 역량도 크게 성장했다”면서 “다음 과제는 일반 설비를 넘어 고도화 영역 기술력을 끌어올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동 기술개발 및 브랜드 강화
35년여째 업계에 몸담고 있는 최 이사장은 공동 사업을 통한 역량 강화를 거듭 강조했다. 개별 업체가 가지고 있는 특장점을 모아 경쟁력 있는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목표다. 그는 “전국 중소업체들이 직접 만나 교류하고 협력 네트워크를 갖출 수 있도록 정기 포럼과 기술 세미나를 늘려갈 것”이라며 “공통기술개발 사업도 확대해 보유 기술 특허를 늘려 조합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조합은 2011년부터 3년간 중소기업청 지원 사업에 참여해 ‘전력사용량 제어방법 및 제어시스템’ 등 건물, 물관리 제어장치 관련 특허 3건을 등록했다. 현재 10~12개 조합사가 컨소시엄을 꾸려 특허 기술을 활용한 공동 제품을 개발 중이다. 공공시장 우수조달공동상표 등록도 기존 건물자동제어장치와 계장제어장치에 이어 전력감시제어장치 분야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해외 시장 진출 첫 시도”
조합은 국내 시장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새로운 판로 개척을 통해 수익원을 늘리기 위해서다. 최 이사장은 “그동안 검증된 실적을 가지고 이제는 해외로 나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중국과 몽골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을 전략적 시장으로 판단하고 있다. 최 이사장은 “국내 시장에서 다국적 기업과 같이 일해보고 또 그들의 제품을 대체한 경험이 해외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본다”며 “올해부터 해외 개척단을 꾸려 국제전시회에 연 2~3회 이상 참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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