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골목길의 자영업 비명소리, 그게 경제민주화의 결과다

입력 2017-02-01 18:04   수정 2017-02-02 05:57

점주 혼자 가게를 운영하는 ‘나홀로 자영업자(1인 자영업)’가 지난해 말 403만7000명에 달했다고 한다. 1인 자영업은 2014년 7만5000명, 2015년 11만명 줄었지만 지난해엔 9만6000명 증가세로 반전됐다. 2001년(12만명) 이후 15년래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전체 자영업자 557만명 중 72%가 나홀로 자영업자다. 특히 편의점포차, 인형뽑기방, 코인노래방 등의 1인 창업이 활발하다고 한다. 소규모 점포와 기계만 있으면 혼자 운영이 가능한 업태들이다.

나홀로 자영업은 이미 포화상태인 자영업 시장에서 인건비라도 덜어 실패위험을 줄여보려는 불가피한 시도다. 치킨집 음식점을 창업해봐야 3년을 못 버틴다. 아르바이트생이라도 한 명 쓰려면 최저임금으로 월(209시간 기준) 135만원 이상을 줘야 한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받는 입장에선 즐겁겠지만 주는 입장에선 장사를 접어야 할지도 모른다. 자영업자 5명 중 1명은 월 100만원도 못 벌고, 등록 자영업체 479만개의 절반 이상(51.8%)이 연 매출 4600만원 미만인 게 현실이다. 1인 창업 외에 달리 선택지도 없다.

근본 원인은 저성장과 내수 위축, 고용창출력 저하 등이 겹친 데 있다. 사실상 백수가 450만명에 달한다. 청년은 물론 50대 이상 장·노년층 구직수요까지 폭발하고 있다. 그러나 제대로 된 일자리는커녕 임시직, 일용직 일자리마저 줄어드는 판이다. 등 떠밀리 듯 1인 자영업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

골목길에서 자영업자들의 비명소리가 터지는 것은 경제민주화의 역설적 결과다. 골목상권이든 전통시장이든 보호하면 할수록 진입·퇴출을 막아 거꾸로 더 죽이고 있는 것이다. 기업 활동을 유사 범죄로 취급하면서 투자와 혁신을 모두 틀어막아 놓았으니 좋은 일자리, 창의적 일자리가 생겨날 구멍이 없다. 그런데도 소위 대선주자들은 경제민주화를 더 강화하고, 공무원 공기업 채용을 늘리고, 골목상권을 보호하겠다는 궤변을 서슴지 않고 있다. 노동개혁은커녕 재벌을 해체하겠다고 달려든다. 이런 반시장·반기업 환경에서 무슨 좋은 일자리가 생기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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