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시장서 존재감 사라진 옐런…입김 거세진 트럼프

입력 2017-02-02 11:01  

[ 채선희 기자 ]

금융시장의 관심이 세계 경제 대통령이라 불리는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입'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 옮겨가고 있다.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기대에 못 미친 가운데, Fed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지고 트럼프 발언·정책에 촉각을 기울이는 모양새다.

Fed는 1일(현지시간)까지 이틀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현행 0.5∼0.75%로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FOMC 성명에서 추가적인 금리 인상 시점으로 해석될 수 있는 문구는 없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 결과가 금융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고 종료됐다"며 "금리 인상 시점에 대한 언급이 없어 Fed의 추가 인상은 5월 혹은 6월 한 차례에 그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도 Fed가 오는 6월에나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봤다. 긍정적인 경기 여건과 1분기 중 높은 물가상승이 예상되지만 Fed가 금리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분석에서다. 구혜영 연구원은 "특히 이번 통화결정은 만장일치로 결정된 데다 다음 금리인상에 대한 신호도 나타나지 않았다"며 "올해 FOMC 위원 구성이 대체적으로 '비둘기파'가 우세한 영향 탓"이라고 지적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Fed가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는 수준의 성명서를 발표한 데 대해 "통화정책방향은 유지하되 트럼프 정책 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대내외 여건을 더 지켜보겠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박 연구원은 당분간 금융시장은 옐런 의장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더 주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보호무역주의와 환율 문제가 금융시장의 주된 관심사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트럼프는 달러화 강세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독일, 일본, 중국 등의 통화 절하를 강하게 비난했다. 또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현실화 된 가운데 그 화살이 잘나가던 국내 화학 업체들에 날아온 상황이다.

박 연구원은 "트럼프 정부의 강경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감안할 때 일부 국가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행보에 대한 글로벌 금융시장의 관심과 경계감이 높아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따른 달러화 약세 흐름은 원자재와 이머징 시장에 긍정적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환율 및 보호무역주의 이슈가 부담스럽지만 달러화 약세 기조가 유지된다면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의 하방경직성 강화 내지 추가 상승을 예상해 볼 수 있다"며 "이머징 통화절상 기대감에 기반한 글로벌 자금의 대이머징 시장 유입 확대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했다.

글로벌 경기가 동반 확장세를 보이고 있고 긴축에 부담도 높지 않다는 점도 원자재 및 이머징시장 등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심리를 강화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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