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 지음 / 메디치미디어 / 416쪽 / 2만원
[ 선한결 기자 ] 2011년 9월15일 국내 전력 소비가 공급량을 웃돌면서 전국적으로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약 5시간 계속된 정전은 수많은 사고와 불편을 낳았다. 당시 직접 피해 신고 금액만 600억원을 넘겼다.
에너지는 없어선 안 될 자원이다. 석유, 석탄, 천연가스, 원자력 등 에너지원이 다양하지만 어느 하나에 의존할 수는 없다. 각각 경제성이나 탄소 배출량, 안전성 등에서 적어도 하나 이상의 큰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조석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은 《새로운 에너지 세계》에서 “에너지원 비중을 적절히 배치해 최적의 ‘에너지 믹스’를 찾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30년간 에너지 관련 정책을 다룬 저자는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이 온다”며 “에너지원을 대부분 수입하는 한국이 특히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한다.
경제 발전과 산업구조 개편, 기후 변화 등은 세계 에너지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선진국의 에너지 정책 우선순위가 변했다. 제조업 위주였던 이전엔 재료 원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화력발전을 중시했다. 서비스업 비중이 높아진 요즘은 환경이나 국민안전 등 사회적 비용을 고려한다. 원자력과 신재생 등 저탄소 에너지원 이용이 늘어난 이유다. 정보통신기술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저자는 “주요 국가의 에너지 정책 중심이 생산에서 수요 관리로 바뀌고 있다”고 말한다. 지능형 전력망인 스마트 그리드로 실시간 수요를 파악해 공급량을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식이다. 분산 전원이나 에너지 저장장치로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하고, 남는 양은 스마트 그리드를 통해 파는 ‘에너지 프로슈머’도 늘고 있다.
저자는 미국과 독일, 프랑스, 일본, 중국 등의 에너지 정책을 두루 살핀다. 미국의 민간 에너지기업 듀크에너지와 엑셀론, 독일의 민간 전력업체 이온, 프랑스의 국영전력공사(EDF) 등 각국 대형 에너지 기업 사례도 소개했다. 130여개의 다양한 도표 자료가 이해를 돕는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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