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층 지지받는 황교안, '무서운 추격자' 안희정…'문재인 독주' 제동거나

입력 2017-02-02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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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풍(潘風) 사라진 후…대선판 흔드는 '두 가지 변수'

황교안 지지율 2위 부상에 새누리 '황교안 프로젝트' 가동
안희정 '대선후보 적합도' 23.7%로 급등…문재인과 7%P 차이



[ 유승호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대선 구도가 급변하고 있다. 여권 유력 주자로 꼽히며 여론조사 지지율 2위를 달리던 반 전 총장의 낙마로 전체적인 판세는 야권에 유리해졌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문재인 대세론’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을 제외한 여론조사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지지율이 10%대로 급등하는 등 반 전 총장 불출마를 계기로 오히려 ‘문재인 대세론’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야권에선 ‘안희정 돌풍’이 심상치 않다. 안 지사는 CBS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1월31일~2월1일 만 19세 이상 1032명을 대상으로 한 정당별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23.7%의 지지율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31.4%)에 이어 민주당 내 2위에 올랐다. 안 지사의 지지율은 2주 전 같은 조사에 비해 12.9%포인트 급등했다. 문 전 대표와의 차이는 22%포인트에서 7.7%포인트로 크게 줄었다.

안 지사는 2일 기자간담회에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시대교체를 향해 도전하겠다”며 “정권교체, 그 이상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것은 나 안희정”이라고 말했다. 정권교체를 넘어선 시대교체라는 화두로 ‘문재인 대세론 흔들기’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야권에선 반 전 총장의 낙마가 문재인 대세론을 흔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반 전 총장이 야당 후보를 앞설 것을 우려해 문 전 대표에게 몰렸던 야권 지지층이 다른 야권 주자들에게로 분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황교안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 황 대행은 반 전 총장이 낙마하기 전에도 이미 각종 여론조사에서 10% 가까운 지지율을 보이며 여권 대선주자로 거론됐다. 정치권에선 반 전 총장을 지지하던 보수층과 고령층 상당수가 황 대행을 지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황 대행은 JTBC가 반 전 총장 불출마 선언 직후인 지난 1일 리얼미터에 의뢰해 벌인 조사에서 12.1%의 지지율로 문 전 대표(26.1%)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반 전 총장 지지자의 24.7%가 황 대행을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인명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지율이 10% 넘게 나오는 현실을 부정할 순 없지 않으냐”며 “(황 대행이) 당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정체성이 맞는 새누리당으로 와서 대선 후보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황 대행이 새누리당 후보가 돼 보수층을 흡수하면 문 전 대표와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까지 포함한 3자 구도에서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했다.

정병국 바른정당 대표는 BBS 라디오에 나와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절차를 밟고 있는 상태에서 대행을 하고 있는 분이 출마 생각을 한다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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