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 49층·압구정 45층도 허망한 꿈?

입력 2017-02-02 18:19   수정 2017-02-03 06:51

재건축 조합들 "실망스럽다"
박원순 시장 대선 불출마로
'35층 룰' 깨질 기대감 줄어



[ 조수영 기자 ] 50층 높이 재건축을 추진해온 잠실주공5단지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 중인 강남권의 다른 재건축 단지에도 비상이 걸렸다. 45층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강남구 압구정 아파트단지와 49층 재건축을 노리는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은 이번 결과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서울시는 일반주거지역에 짓는 아파트는 최고 35층을 넘을 수 없다는 원칙을 확고하게 견지하고 있다. 지난 2차 도계위에서 사실상 통과된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도 당초 45층 재건축을 추진하며 난항을 겪다가 35층으로 수정하고 나서야 서울시 심의를 넘을 수 있었다. 이번 잠실주공5단지에 대한 심의에서도 이 원칙이 재차 확인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강남권 조합들에서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압구정 구현대아파트는 평균 45층 높이의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이 지역에 대한 지구단위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거시설 최고 높이를 35층으로 제한한 바 있다. 주민들은 주민공람 과정에서 소유주 80% 이상의 반대 의견을 첨부해 서울시에 제출했다. 구현대아파트와 한양아파트는 재건축 추진위원회 구성을 위해 주민동의서를 받고 있다. 각각 40%와 50% 선의 동의를 확보했다. 구현대아파트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개별 단지 여건에 대한 고려 없이 획일적인 층수를 고집하는 도계위 심의 결과가 매우 실망스럽다”며 “압구정동 일대는 서울의 랜드마크 지역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는 만큼 45층 계획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역시 초고층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35층 룰’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이 단지는 지난달 강남구청에 최고 49층으로 재건축하는 정비계획안을 제출했지만 서울시로부터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받았다. 이후 이 단지의 정비계획안은 강남구청에 계류돼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보완한 정비계획안이 올라오길 기다리고 있다”며 “일반주거지역에 35층을 넘는 주거시설을 짓는 것을 허락할 수 없다는 원칙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권 불출마도 강남 재건축 시장에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박 시장이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면 차기 시장 선출이 당겨질 것으로 전망됐다. 새 시장 체제에서 서울시의 높이 계획도 바뀔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왔다. 하지만 박 시장이 대선 출마를 포기하고 “시정에 집중하겠다”고 밝히면서 ‘35층 룰’도 지속될 가능성이 커졌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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