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크루즈 무게 113㎏ 줄여
현대·기아차도 초고장력 강판 확대
온실가스 배출량 줄이고 가속도↑
볼보는 엔진 60㎏ 감량해 효율 높여
[ 강현우 기자 ] 최근 나온 신차들이 강조하는 포인트 중 하나가 ‘경량화’다. 지난달 17일 동시에 출시행사를 한 한국GM 크루즈와 기아자동차 모닝도 그랬다. 크루즈는 이전 모델보다 113㎏을 다이어트했다고 자랑했다. 모닝도 이전 모델 대비 30~40㎏ 가벼워졌다.
경량화로 달성할 수 있는 이점으로는 우선 연비 향상을 들 수 있다. 세계 각국이 환경 기준을 높이면서 경량화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됐다. 또 차량 무게를 줄이면 가속·제동·코너링 등 주행 성능도 개선되기 마련이다. 1500㎏ 차량 기준 무게를 10% 줄이면 일반적으로 연비가 3.2% 올라가고 가속 성능은 8.5% 향상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제너럴모터스(GM)는 경량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완성차업체 중 하나다. GM은 지난해 나온 신형 말리부의 무게를 이전 모델보다 136㎏ 줄인 데 이어 올해 초 디트로이트모터쇼를 통해 데뷔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라버스는 164㎏, 이쿼낙스는 181㎏을 감량했다.
GM은 내년까지 나올 11개 신차의 무게를 모두 100㎏ 이상 뺄 계획이다. 한국GM의 신형 크루즈는 감량 덕분에 복합연비 13.5㎞/L를 달성했다. 이전 모델(12.6㎞/L)보다 7.1% 올라갔다.
현대·기아자동차는 무게는 가벼우면서도 더 튼튼한 고장력 강판 적용 확대, 탄소섬유와 같은 신소재 적용 등으로 경량화에 나서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초고장력 강판 비율을 올해 33~52%에서 내년 48~62%로 대폭 끌어올릴 계획이다.
현대차가 지난해 처음으로 친환경차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출시한 아이오닉은 초고장력 강판과 알루미늄 소재를 대거 사용했다. 일반적으로 하이브리드카는 배터리, 전기 모터 등을 추가해 동급 가솔린차보다 무거워지지만,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후드, 테일게이트, 섀시 등에 알루미늄을 쓰고 연료탱크는 강화 플라스틱 소재로 제작해 1380㎏을 달성했다.
영국 자동차 브랜드 재규어랜드로버는 알루미늄을 활용한 경량화에서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접합이 까다로운 알루미늄 소재를 활용하기 위해 항공기 제작에 쓰이는 ‘리벳 본딩’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용접 대신 로봇이 알루미늄 못으로 연결 부위를 접합하는 공법이다.
BMW는 항공기 소재로 많이 쓰이던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을 활용해 경량화를 추진하고 있다. CFRP는 탄소섬유를 플라스틱으로 감싼 형태의 소재로, 같은 강도의 강철에 비해 무게가 절반 이하다. 충격 흡수 능력이 좋아 자동차 소재로 적합하다.
BMW는 자동차 기업 중 유일하게 CFRP를 직접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나온 신형 7시리즈는 CFRP와 알루미늄, 강철을 혼합한 골격을 적용해 이전 모델보다 최대 130㎏ 가벼워졌다. BMW는 전기차 라인업인 i3와 i8의 차체를 대부분 CFRP로 제작하고 있다.
재규어랜드로버는 2015년 선보인 재규어 XE를 시작으로 신형 XF, 신형 디스커버리 등 신차들의 차체를 알루미늄으로 제작하고 있다. 신형 XF는 이전 모델보다 190㎏을 덜어냈고, 올해 하반기 국내에 출시될 신형 디스커버리는 이전 모델보다 480㎏이나 감량했다.
스웨덴의 볼보는 엔진 경량화에 집중하고 있다. 볼보가 2014년 내놓은 ‘드라이브-E 파워트레인’은 4기통 가솔린·디젤 엔진과 8단 변속기를 조합했으며, 기존 6기통 엔진보다 최대 60㎏을 줄였다. 이런 경량화를 바탕으로 배출량은 최대 23%, 효율은 최대 26% 높였다고 볼보는 설명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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