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장관 회담] 사드 조기 배치 못박은 매티스 "방위공약 100% 신뢰해도 좋다"

입력 2017-02-03 18:58   수정 2017-02-04 05:13

양국 굳건한 동맹 재확인

내달 키리졸브 연합훈련 강화…핵항공모함 등 한반도 출동
전략자산 상시 배치 지속 협의…방위비 분담금 문제 거론 안해

한국과 인연도 눈길
"1970년대 강릉에서 훈련 때 김치 선물 준 정 하사 찾고싶다"



[ 정태웅 / 박상익 기자 ]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의 첫 방한은 그간 논란이 돼온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조기 배치를 못박고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던진 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제기된 한·미동맹 약화 우려를 해소하고 굳건한 공조 의지를 다진 점이 성과라는 것이다.

매티스 장관은 3일 윤병세 외교·한민구 국방장관과 잇단 회담을 통해 “한·미동맹이 변함없이 굳건하며 미국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북핵을 안보정책의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 기간 주한미군 철수를 언급하는 등 한반도 정책 변화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으나 이번 방문을 통해 이 같은 우려가 말끔히 해소됐다.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는 확장억제 전력 강화를 위해 다음달 치러지는 키리졸브 연합훈련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우리 측에서는 그동안 전략무기 상시 배치를 핵심으로 하는 확장억제력 실행력 제고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해왔다. 매티스 장관은 “이 문제에 높은 관심을 두겠다”며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안을 지속적으로 협의하자”고 밝혔다고 배석했던 국방부 관계자가 전했다. 핵 항공모함과 B-1B 전략폭격기 등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한·미는 또 주한미군 사드 배치의 차질없는 추진을 재확인했다. 한·미는 사드가 한국민과 주한미군 보호를 위한 자위적 조치임을 거듭 강조하며 연내 배치 일정을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5~7월 배치가 유력한 상황이다. 하지만 사드 부지 결정이 늦어져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경북 성주골프장을 소유한 롯데상사는 이날 이사회를 열었으나 국방부에 매각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롯데는 이사회에 다시 안건으로 올려 깊이 있는 논의를 할 방침이다. 롯데 관계자는 “사드 부지에 대해 공식적인 논의를 시작했다”며 “충분히 검토해 국방부와 원만하게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은 우리 측 요청에 따라 지난 2일 경기 오산 미공군기지에 도착한 매티스 장관과 함께 헬기로 서울로 향하면서 평택 미군기지 건설 현장을 둘러봤다. 브룩스 사령관이 평택기지와 주한미군 주둔과 관련한 한국의 기여 정도를 매티스 장관에게 잘 설명했다고 주한미군 측은 전했다.

매티스 장관은 한국과의 인연을 강조하며 긴밀한 협조를 약속했다. 매티스 장관은 해병대 소위였던 1972~1974년 매년 3주씩 강원 강릉을 훈련차 방문했으며 1980년대에는 중대장으로 팀스피리트 훈련에 참가한 적이 있다. 1990년 대대장 시절 한국을 방문한 지 26년 만의 방문이라는 매티스 장관은 소대장 시절 김치를 가져다 준 한국 해병대의 정 하사를 찾고 싶다는 뜻을 한 장관과의 만찬에서 밝혔다. 매티스 장관은 한 장관에게 “정 하사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지만 현재의 자신을 있게 하는 데 도움을 줬다”며 “꼭 만나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티스의 방한은 트럼프 행정부가 외교·군사정책을 본격적으로 정립하기에 앞서 동북아시아 정세를 점검하기 위한 목적도 담겨 있다. 매티스 장관은 “이번 방한의 목적이 한·미동맹에 대한 확고한 미국의 의지를 표명하는 동시에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에 대한 이해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외교부는 전했다.

정태웅/박상익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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