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도널드 트럼프 이야기다.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이후 석 달이 지났는데도 그렇다.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의 파격적인 행보가 세계 경제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국내 시장도 크게 출렁였다. 반덤핑 예비관세 부과 판정으로 화학업계가 첫 번째로 직접 타깃이 됐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선언하면서 멕시코 공장이 있는 국내 제조업계도 유탄을 맞았다. 북미 대륙에 새로 짓는 송유시설에는 미국 제품만 쓰겠다 해서 국내 철강업계가 궁지에 몰렸다. 중국 일본 독일 등 경제 대국을 상대로 ‘통화전쟁’을 촉발하면서 환율 변동 파장까지 고민해야 할 처지다.
무차별적으로 진행되는 미국의 통상압력 속에서도 몇 가지 투자 실마리는 드러났다. 먼저 자동차산업 중심의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를 부활시키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읽혔다. 한국 정보기술(IT) 산업에 대한 방어막이 강력하지 못하다는 점도 파악할 수 있었다. 세계무역기구(WTO)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휴대폰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IT 제품은 주요 국가들 사이에서 무관세로 거래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강달러를 그냥 두고 보지 않겠다는 뜻도 확인했다. 재정 투입 확대 등 달러 강세가 불가피한 정책을 펼치겠지만 달러 가치가 무작정 오르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는 의미다. 약달러 유도는 자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불확실성 속에 나타난 확실성을 최대한 단순화하면 교훈은 세 가지다. IT주를 노려라, 단기적으로는 운송 식품 호텔레저 등 약달러 수혜주를 주목하라, 그리고 자동차 기계 화학은 신중하라 등이다. 한국경제TV 와우넷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프라 확대 정책을 감안해 미국에 진출한 한국의 중장비 회사와 통신 관련 제품 업계를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송관종 파트너는 “북미시장에 진출한 건설, 기계장비 등 인프라 투자 관련 종목들이 핵심이 될 것”이라며 두산밥캣, LS, 현대로템 등을 추천주로 꼽았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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