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 재개되고 비자도 회복
트럼프 "어처구니없는 일" 반발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라크 이란 등 테러위험 7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잠정 금지시킨 행정명령이 연방지방법원의 ‘효력 중단’ 결정으로 1주일 만에 휴지 조각으로 변했다.
미 법무부는 법원 결정에 불복해 항소법원에 ‘법원 결정 효력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입국 규제 행정명령을 둘러싼 논란이 치열한 법정공방을 예고하며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미 국무부는 지난 3일 시애틀 연방지방법원의 결정에 따라 미국 입국 비자를 소지한 7개국 국적자의 미국 입국이 재개된다고 밝혔다. 입국 금지 행정명령에 따라 취소된 비자는 약 6만개였다. 국토안보부도 행정명령에 따라 취해진 모든 조치를 유보한다고 밝혔다. 항공사도 미국행 비행기에 7개국 국적자의 탑승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앞서 시애틀 연방지법은 이라크 시리아 이란 수단 리비아 소말리아 예멘 등 7개국 국적자의 미국 입국과 비자 발급을 한시적으로 금지한 대통령 행정명령의 효력을 미국 전역에서 잠정 중단하라고 결정했다. 제임스 로버트 시애틀 연방지법 판사(사진)는 ‘행정명령이 수정헌법 1조에 위배되며 지역 경제와 이미지에 타격을 줬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워싱턴주가 현재 벌어지는 집회로 부담을 느끼고 있고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받았다”며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로버트 판사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임명됐다.
미국 법무부는 4일 시애틀 연방지법 결정을 무효로 해달라며 연방 항소법원에 항소장을 냈다. 법무부는 이날 행정명령의 효력을 즉각 회복시켜 달라는 긴급요청도 제기했지만 항소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법원 판결 직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의 법 집행을 근본적으로 빼앗은 소위 판사라 불리는 자의 의견은 어처구니없으며 곧 뒤집힐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특정 중동 국가에 관심있는 사람들은 그 조치(입국 금지)에 동의한다”며 “그들은 특정인의 입국이 허용되면 그것은 죽음과 파괴라는 것을 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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