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보유하고 있는 월드베스트(세계 1위) 제품이다. 삼성이 자체 집계한 결과 계열사들이 가진 세계 1위 제품은 10여개에 이른다.
◆TV 등 11개 월드베스트 제품 보유
삼성그룹 ‘간판’인 삼성전자는 10개의 세계 시장 1위 제품을 거느리고 있다. TV는 작년까지 11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했다. 2006년 ‘보르도’라는 LCD(액정표시장치) TV로 소니를 누르고 점유율 1위를 기록한 뒤 LED TV, 3차원(3D) TV, 스마트TV 등 혁신적인 제품으로 시장을 주도하면서 ‘TV=삼성’이라는 공식을 만들어냈다.
스마트폰도 2011년부터 판매량 기준으로 1위를 지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3억1000만대로 애플(2억1500만대)을 따돌렸다. 작년 4분기 갤럭시노트7 단종 여파로 출하량이 7750만대에 그치며 애플(7830만대)에 뒤졌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여전히 선두다.
삼성전자는 핵심 부품에서 월드베스트 타이틀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 D램, 낸드플래시,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스마트카드 IC, OLED 패널 등이 모두 세계 1위다. 1992년 세계 최초 64M D램 개발 이후 20년간 한 번도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서 1위를 놓치지 않았다. 특히 작년부터 10나노미터대 D램과 3D 낸드플래시를 앞세워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독주체제를 굳히고 있다. 현재 3세대인 48단 3D 낸드플래시를 양산하는 삼성전자는 조만간 업계 최초로 4세대 64단 낸드 제품을 출시한다. 96단 낸드 개발에도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낸드플래시로 제작한 SSD도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OLED 패널에서도 세계 1위다.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에 이어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에 속속 채용되며 시장을 확대해온 OLED는 올해 애플 아이폰에도 채택된다.
삼성전기는 반도체용 기판 분야에서 2005년부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15년 4분기 세계 시장 점유율은 14.2%다. 삼성SDI는 리튬이온 2차전지에서 1위를 달려왔다. 시장조사업체인 일본 B3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소형 리튬 배터리 시장에서 삼성SDI는 23%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다.
◆이재용, 세계 1등 가속화
삼성의 세계 1위 신화는 1990년대 시작됐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1993년 “마누라와 자식 빼고는 다 바꾸라”는 ‘신경영’을 선포한 이후 품질경영에 박차를 가한 게 기반이 됐다. ‘양에서 질’이라는 신경영의 철학적 목표가 구체화된 것이 바로 월드베스트 상품이다.
2014년부터 삼성 경영을 주도해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이런 월드베스트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그는 평소 “잘하는 것에 투자하자”는 지론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잘할 수 있는 사업은 더욱 과감한 투자로 키우고, 성과가 없거나 성장 가능성이 불투명한 사업은 과감히 구조조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하반기에만 16조원을 투자해 D램, 3D 낸드와 OLED 등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미래가 될 자동차 전장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미국 전장업체 하만을 8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하는 등 막대한 돈을 쓰고 있다.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등에도 집중 투자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에피스 등 바이오사업에도 수조원을 투입해 세계 1위를 노리고 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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