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식품업계 '밸런타인·졸업식 마케팅'
[ 노정동 기자 ] 밸런타인데이·졸업식 등 각종 기념일이 몰려 있는 2월을 맞아 유통·식품업계가 다양한 마케팅 행사를 벌이고 있다. 소비 부진에 따른 성장 정체를 만회하기 위해서다. 올해도 국내 경제성장률이 2%대에 머물며 소비가 크게 늘어나기 힘들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똑똑해진 소비자들도 기업들의 마케팅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제품 정보를 충분히 모은 뒤 합리적으로 구매하는 스마트형 소비자가 늘면서 업체별 전략도 더 다양해지고 있다. 큰 규모의 할인행사로 소비자의 마음을 직접 공략하는 브랜드가 있는가 하면, 참신하고 개성 있는 상품을 선보여 눈길을 끄는 기업도 있다.
추운 날씨에 소비자들을 집 밖으로 끌어내려는 백화점들은 대대적인 판촉 행사를 연다. 현대백화점은 오는 9일부터 ‘2017 해외패션 대전’을 개최한다. 랑방, 멀버리 등 130여개 해외 브랜드 가을·겨울 제품을 정상가 대비 최대 70% 싸게 살 수 있다. 코트, 패딩 등 겨울용 외투 가격이 부담스러워 구매를 망설인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다. 롯데백화점은 본점에서 오는 15일까지 평창동계올림픽 특설 매장을 운영한다.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 등 평창동계올림픽 공식 의류를 포함한 50여개 제품을 선보인다. 또 특설 매장에 스키 체험존 같은 소비자 체험형 공간도 마련했다. 신세계백화점은 9일부터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한 웨딩페어 행사를 연다. 다른 상품에 비해 혼수 상품 판매가 가파르게 늘고 있어 경쟁 업체보다 한 발 빠르게 신혼부부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생활가전, 가구, 시계부터 커피잔 세트 등 생활용품까지 구성도 다양하게 마련했다.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초콜릿을 준비하는 밸런타인데이에 개성 있는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점점 늘고 있다. 빙그레는 작년 11월 하와이 지역 초콜릿 1위 브랜드인 하와이안 호스트의 마카다미아 초콜릿을 국내로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 한국에서 하와이, 괌 등을 여행할 때 반드시 구매하는 선물 중 하나로 꼽힌다. 하와이산 고급 마카다미아가 들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던킨도너츠는 허쉬 키세스와 제휴한 도넛 신제품을 선보인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키세스 초콜릿을 녹여 토핑으로 올린 도넛 제품이다. 가격도 300~2000원대까지 다양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요하게 여기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초콜릿 선물이 식상한 소비자들을 위해 롯데제과는 녹차 관련 상품을 내놨다. ‘갸또 그린티’, ‘누드 녹차 빼빼로’, ‘몽쉘 그린티라떼’, ‘드림카카오 그린티’, ‘카스타드 그린티라떼’ 등 기존 베스트셀러 상품에 녹차 맛을 입힌 제품이다.
졸업과 입학 시즌인 덕분에 선물용 화장품 수요가 늘어나는 2월에는 화장품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도 많다. 특히 여전히 쌀쌀한 날씨가 이어져 건조한 2월에는 피부에 수분을 채워주는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설명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초보자도 사용하기 쉽고 외출 시 화장을 고치는 게 간편한 쿠션 제품을 추천했다. 얼굴에 생기를 주는 틴트 스틱 제품도 요즘 같은 시즌에 권할 만한 제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더 저렴한 가격에 더 좋은 제품을 사려는 똑똑한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업체별로 가격과 품질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다양한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