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이 쓴 줄 알았는데…헉! 'SNS 위장 마케팅'

"대부분 돈 받고 영상 제작"
모델 아닌 소비자가 생생한 체험인양 위장

협찬 속이고 글쓰면 처벌 대상
적발 땐 매출의 최대 2% 과징금, SNS선 구별하기 쉽지 않아


[ 성수영 기자 ] 직장인 하재영 씨(27)는 지난주 페이스북에서 마음에 드는 남성용 화장품을 발견했다. 페이스북 ‘일반인 후기 페이지’의 동영상에서 한 남성은 화장품을 직접 사용해보고 몰라보게 달라진 피부를 보여줬다. 이 남성은 “협찬 하나 받지 않았지만 이 화장품이 너무 좋아 추천합니다!”라고 말했다. 광고를 의미하는 ‘sponsored’ 표시도 없었다. 처음 들어보는 화장품이지만 1만명 이상이 ‘좋아요’를 클릭한 ‘일반인 사용 후기’여서 한번 써봐야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제로 사지는 않았다. 댓글에서 ‘이 남성은 협찬을 받고 전문적으로 후기를 올리는 광고 모델’이라는 글을 봤기 때문이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일반인 제품 사용 후기’가 유행하고 있다. 페이스북 등에선 평범한 사람이 솔직담백하게 작성한 사용 후기 동영상이나 글이 인기를 끌고 있다. 7일 페이스북의 한 ‘일반인 후기 페이지’의 ‘좋아요’ 숫자는 24만개를 웃돈다. 맛집이나 제품 소개에 영향력을 미치던 파워 블로거들도 SNS에 다양한 후기를 올리고 있다.

상당수는 ‘절대 협찬을 받지 않았다’ 등의 문구를 후기에 넣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 후기로 위장한 교묘한 광고도 상당수 섞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의류 쇼핑몰을 운영하는 A씨(24)는 “SNS에서 눈길을 끌 수 있도록 일반인에게 상품을 무료로 제공하거나 보수를 지급하고 일반인 후기를 의뢰한다는 것은 공공연한 업계 비밀”이라고 귀띔했다.

사용 후기를 작성하면서 기업 협찬을 받았다면 그 사실을 분명하게 명시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1년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을 마련해 경제적 대가를 받고 올린 콘텐츠에 대가를 받았다고 명시하도록 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법적 처벌 대상이다. 위반 업체는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최대 매출의 2%까지 과징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블로그나 카페와 달리 SNS에선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린 글이 인터넷포털에서 블로그나 카페와 달리 잘 검색되지 않다 보니 기업 협찬인지 광고인지 모호한 일반인 사용 후기가 쏟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관련 모니터링을 하고 있지만 적발에 한계가 있다”며 “광고 표시가 없는 사용 후기 게시물을 발견하면 적극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