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시험장소 예약 안돼"
채용인원도 줄어들 듯
[ 박재원 기자 ] 삼성이 그룹 공채제도를 폐지하고 계열사별 채용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올 상반기 채용 자체가 불분명해졌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그룹 공채제도를 올해부터 폐지하고 계열사별로 필요 인력을 자체 충원하는 방향으로 채용 방식을 바꿀 예정이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의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이 폐지되면 채용을 진두지휘해 온 조직이 사라지는 만큼 계열사별 채용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룹 공채가 계열사별 채용으로 바뀌면 채용 인원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은 “그룹 공채를 하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인원을 초과해서 뽑을 수밖에 없었다”며 “계열사별로 필요한 인원을 충원하면 연간 채용 인원은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특히 올 상반기 채용은 불투명하다. 한국경제신문이 확인한 결과 매년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시험 장소로 쓰이던 전국 중·고교 중 상당수가 올 4월 GSAT 장소로 예약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한 고교 관계자는 “매년 삼성 시험 장소로 쓰였지만 올 4월에는 공무원시험 등 다른 일정만 잡혀 있고 삼성에서 따로 연락받은 게 없다”고 말했다. 일부 학교에서는 “매년 4월에 시험을 치르기 때문에 15~16일을 비워놓은 상태지만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삼성 상반기 공채는 보통 3월에 서류 접수를 시작해 4월 GSAT를 치른다. 이후 6월 계열사별 면접, 7월 입사 일정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삼성그룹은 신입과 경력 사원을 통틀어 1만4000여명을 채용했다.
그룹 공채 폐지는 미래전략실 해체와 맞닿아 있다. 삼성은 특별검사팀의 수사가 일단락되는 시점에 맞춰 미래전략실을 해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대대적인 쇄신안도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미래전략실 해체와 함께 사장단 인사 및 조직 개편, 계열사 권한 강화 등 지속적인 혁신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2008년 특검 이후 쇄신안을 공개할 때처럼 대대적인 발표 대신 사안마다 수시로 삼성이 혁신하는 내용을 전달하는 형태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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